오늘 오전 교정에는 무시무시한 비바람 소리를 뚫고 나오는 학생들의 쾌할한 비명(?) 소리와 웃음 소리가 끊이질 않았다. 태풍도 청춘의 발랄함을 이기진 못하는 것 같았다. 12/09/17
'고난의 시기엔 바짝 엎드려 있는다.' 지금은 스페인에 가 있는 지인이 즐겨 말하던 경구다. 6.25 전쟁을 겪고 살아남은 한 농민이 해준 이야기라고 한다. 오늘 아침이었다. 회색빛 태풍이 날카롭게 고함치며 온 천지를 위협하는 가운데 초록빛 벼가 손에 손잡고 아슬아슬 몸을 바짝 기울여 열매를 꼬옥 품에 안아 지키고 있었다. 쑥밭이 된 너저분한 마을 거리에 서서 나는 그 농민의 지혜를 떠올렸다. 12/0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