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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실용적 욕구, 이기주의는 시민사회의 원칙이며, 이는 시민사회가 정치적 국가를 온전히 탄생시키는 순간 순수한 형태를 띠고 나타났다. 실용적 욕구와 자기 이익의 신이 바로 화폐다. 화폐는 그 앞에 어떤 다른 신도 존재할 수 없는, 질투하는 이스라엘의 신이다. 화폐는 인간이 섬기는 모든 신들을 격하시켜 상품으로 변환한다. 화폐는 스스로 확립된 만물의 보편적 가치다. 그래서 이는 세계 전체 ― 인간 및 자연 세계 ― 로부터 그 독특한 가치를 박탈했다. 화폐는 인간 노동과 인간 존재의 소외된 본질이다. 이 낯선 본질은 인간을 지배하고, 인간은 이것을 숭배한다.」* - 마르크스, 중 「따라서 돈에 대한 욕구는 이 경제체제에서 생산하는 진정한 욕구이며, 이 체제에서 생산하는 유일한 욕구이다. 화폐의 양은 사실상 그..
[정비사처럼 더러운 일을 하는 사람에게서 우월한 것을 찾아내곤 하는] 뛰어난 것을 좋아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에게서 벗어나기 쉽지만, 보편주의적 평등론자는 그렇지 않다. 평등론자가 드러내는 멀리 거리를 둔 차별 없는 공감은 주의 깊다기보다는 원칙에 따르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이는 형편 없는 예술이나 수학적 신발끈과 비슷하다. 즉, 공감의 대상이 되는 사람들의 인간성을 보는 대신에 가정하는 데 만족한다. 하지만 공감받는 사람은 대충 뭉뚱그려져 인식되는 것 이상을 바란다. 그는 개인으로 보이고 싶어 하며, 특별한 소질이나 기술을 쌓는 훌륭해지기 위한, 아니 보다 우월해지기 위한 노력을 근거로 자신이 훌륭한 사람으로 인정받기를 원하는 것이다.」* 15/04/21 * 매튜 크로포드. (2010). 모터사이클 필..
「우리가 가장 잘 아는 사물은 규칙적인 실천의 영역에서 씨름하는 것들이다. 하이데거는 우리가 망치를 쳐다봄으로써가 아니라 손에 쥐고 사용함으로써 알게 된다는 유명한 말을 남겼다. 그에게 이 말은 세상 전반에 대한 우리의 이해에 적용되는 핵심이다. 하이데거가 보기에 사물을 '있는 그대로' 알아야 한다는 강박은 잘못된 것이다. 이 강박은 우리의 실제 경험과 달리 주체와 객체의 이분법에 의존하기 때문이다. 어떤 사물이 실제로 우리의 '눈에 띌' 때, 그것은 배경 상황 없는 단순한 대상으로서가 아니라 세속적인 상황 속에서 어떤 행동을 위한 장비(망치)로서나 행동으로의 유도(매혹적인 사람)로서 드러난다. 일반적인 인식론에 뿌리를 둔 인지과학의 중심 문제 중 하나는, 마음과 세상이 완전히 별개라고 생각하고 마음이 ..
「기회비용이라는 개념은 인간의 경험이 대체될 수 있다고 여긴다. 즉, 우리의 모든 행동이 일단 시간이라는 추상적 통화(currency)나 시간당 임금으로 단순화되고 나면, 그것은 동등한 가치를 갖는 혹은 교환 가능한 것이 되어버린다. 그러나 우리는 계속 확대되는 경제학의 절대권력에 대항해서 우리가 직접 체험으로 알고 있는 것, 즉 인간이 경험하는 구체적인 사실들이 지닌 이질적인 성격들을 끝까지 고집해야만 한다. 경제적 사고방식에서 볼 때 기백이나 긍지는 타산적이지 못하다. 타산적이 되려면 우선 적당히 추상적이어야 한다. 경제학은 특정한 가치들만 인정할 뿐, 가장 중요한 가치들은 인정하지 않는다. 기백은 그 사람만의 고유한 존엄성에 대한 주장이다.」* 15/04/14 * 매튜 크로포드. (2010). 모터..
「경제와 금융 분야에서 동문들의 인맥, 제도화된 성차별, 여성의 과소대표가 문제이긴 하지만, 이것들은 그 자체로는 경제체계의 재균형을 방해하는 주된 장애물이 아니다. 진짜 장애물은 학교에서 가르치는 주류 경제이론이다. 이것은 복잡성을 단순한 법칙으로, 인간의 동기를 차가운 계산으로 환원시키는 세계관이자 사고방식이다. 줄리 넬슨에 따르면 경제학은 '초연함, 수학적 추론, 형식성, 추상'이라는 남성적 방법론을 '연결성, 언어적 추론, 비형식성, 구체적인 세부사항'이라는 여성적 방법론보다 높이 평가한다. 경제학은 물리학처럼 불편부당하고 초연하며, 단단한 과학이 되려고 노력해왔지만 (부분적으로는 바로 그 때문에) 결국은 특정한 양성의 행동을 승인하고 축복하는 결과를 가져왔으며, 비선형성, 유동성, 복잡한 상호의..
「세계는 단순히 물리적인 것도 아니고, 단순히 정신적인 것도 아니다. 세계는 단순히 다수의 종속적 국면을 갖는 일자(一者)가 아니며, 또한 그것은 단순히 변화의 환상을 동반한, 그 본질에 있어 정태적인, 어떤 완결된 사실도 아니다. 그릇된 이원론은 언제나, 추상을 궁극적인 구체적 사실이라고 오인하기 때문에 일어난다. 우주는 가장 완전한 의미에서 무상하면서 영원적이기 때문에 이원적이다. 우주는 각 궁극적 현실태가 물리적이면서 정신적이기 때문에 이원적이다. 우주는 각 현실태가 추상적 성격을 요구하기 때문에 이원적이다. 우주는 각 계기가 그 형식적 직접성을 객체적 타자성과 결합하기 때문에 이원적이다. 우주는 많은 최종적 현실태 ― 혹은 데카르트의 용어로 말하면, 많은 진정한 사물 ―로 전적으로 그리고 완전하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