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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선진국의 인구 과잉을 걱정하는 사람은 없다. 아시아나 아프리카의 '인구 과잉'에 대해서만 난리다. 그러나 인구가 폭발할 것으로 예상되는 지역은 대부분 현재 지구에서 인구 밀도가 가장 낮은 곳들이다. 선진국은 설령 높은 인구 밀도를 가지고 있더라도 아무도 '인구 과잉'이라고 하지 않는다. 그럴 수 있는 이유는, 「그들이 '고엔트로피'의 중심으로서 세계의 나머지 지역에서 자원을 끌어오고, 대신 전 세계 에너지 공급의 상당량을 소모하고 소진하고 파괴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는 여기서 산출된 공해성 쓰레기를 가난한 나라들에게 돌려준다. 비교적 인구가 적은 부자 나라들이 전 세계 에너지 사용량의 약 3분의 2를 소모한다.」 부자 나라들은 많은 인구를 부양할 '능력'이 된다. 문제는 능력 있는 '우리'가 아니라 ..
소설 의 주인공은 몰락하는 농장을 지키려 총을 들고 싸우고 싶어하지만, 가해자를 발견할 수가 없다. 악의에 차서 자신을 파멸시키려 하는 악당은 없다. 명령을 내리는 자도, 책임을 지는 자도 없다. 소설의 주인공은 그저 경제 발전 과정에서 자연스럽고 불가피하게 '잉여 인간'이 되었을 뿐이다. 버려지는 '쓰레기'가 된 것이다. 「단지 경제 발전의 부산물일 뿐인 인간 쓰레기의 생산은 비인격적이고, 순전히 기술적인 문제가 가진 모든 특징을 보여준다. 경제 발전이라는 드라마의 주역은 '교역 조건', '시장 수요', '경쟁 압력', '생산성' 또는 '효율성' 등이 필수 요건들인데, 이것들은 모두 이름과 주소가 있는 현실적 인간의 의도, 의지, 결정, 행동과의 어떠한 연관도 철저히 감추거나 명시적으로 부인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