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비집
내가 사는 농가에는 텅 빈 제비집이 세 채 있다. 봄을 몰고 온 제비가 첫 번째로 새끼를 낳은 곳은 내 방 처마 밑, 작년에 짓고 한철 잘 지내다 간 바로 그 집이었다. 나는 어미가 밤낮으로 새끼를 품고 있는 모습을 흐뭇하게 구경하곤 했다. 그러나 새끼들은 태어난 지 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죽었다. 상심한 제비가 다시 힘을 내 집을 지은 곳은 주인집 처마 밑이다. 며칠 만에 집을 뚝딱 짓는 제비의 묘기가 볼만했다. 그러나 이번에도 새끼들이 살아남지 못했다. 그렇게 제비와 이별하나 했는데 제비 부부는 한 번 더 집을 짓고 번식을 시도했다. 내 방 근처 처마 밑이었다. 새끼를 품은 어미 제비의 눈망울이 간절해 보였다. 오늘 아침 그 제비집을 들여다보니 제비가 모두 떠나고 없었다. 이번에도 실패였다. 주인집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