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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한번 외계인을 떠올려봐. 이 지구를 지배하는 지적 형태가 어떤 건지 알아보러 온 외계인을 말야. 외계인은 쓱 살펴보고 고르지. 뭘 골랐을 거라 생각해? 그건 재벌과 다국적기업들이야. 재벌의 피는 정보지, 사람이 아냐. 그 구조는 그걸 구성하는 개인의 삶과는 독립해있지. 기업은 하나의 생명체인 거야." Gibson, William. Burning Chrome (pp. 115-116). HarperCollins. Kindle Edition. 윌리엄 깁슨, 버닝 크롬. 뉴 로즈 호텔(New Rose Hotel) 중.
"케이스의 세계에서 권력이란 기업의 힘을 뜻했다. 인류사의 진로를 결정짓는 다국적 기업, 즉 재벌은 오랜 장벽들을 초월했다. 유기체로 본다면 일종의 불사를 획득한 것이다. 핵심 경영진을 열 명 정도 암살한다고 해서 재벌을 쓰러뜨릴 수 있는 것은 아니었다. 공석을 노리고 차근차근 사다리를 오르며 기업의 거대한 메모리 뱅크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있으므로." "케이스는 특정 사업의 두목급이나 우두머리는 보통 사람과 어떤 식으로든 다를 거라고 생각해 왔다. 그는 멤피스에서 자신을 망가뜨린 사내들에게서 그런 면을 보았고, 밤의 거리에서 활동하던 웨이지에게서도 비슷한 모습을 보았다. 무미건조함이나 감정의 결여도 마찬가지다. 케이스는 언제나 그것이야말로 기계, 시스템, 상위 조직이 차츰 자발적으로 적응하도록 만드는 요..
기업의 이윤을 위해서라면 규제완화를 외치며 기꺼이 안전규제를 무너뜨리는 정부, 좋은 시절에는 명령하고 군림하다가 위기가 닥치면 먼저 도망치기 바쁜 리더, 부도를 내도 사기를 쳐도 교주놀이하며 신도를 착취해도 한 번 재벌이면 일가족 대대손손 항로를 독점하고 여객선 굴려가며 계속 재벌 노릇 할 수 있는 자본가, 나날이 계약직·비정규직으로 전락하여 자기 일에 대한 장기적 전망과 사명감을 가질 수 없는 노동자, 돈 없으면 단 한 번 실패와 단 한 번 운 없음으로도 곧바로 죽음의 공포가 닥쳐오는 전쟁 같은 삶을 사는 소시민, 모든 것은 개인의 책임이고 개인의 비즈니스일 뿐으로 더불어 산다는 개념은 희미한 기억 속에만 남아가고 있는 공동체, 아, 이것이 세월호 참사가 매시간 매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대한민국,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