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이상주의 (3)
모험러의 책방
「이상주의나 영원주의의 뱃멀미를 이기는 최고의 방법은 단단한 땅에 대한, 항구에 대한 모든 희망을 단번에 버리는 것이다. 도덕 안에 그런 항구가 있는지 의심스러워했던 파스칼의 말에 따르면, 배를 탈 사람이 누구인지를 판정하는 항구 말이다. 여기에서 도원 선사가 그리고 있는 과감한 항해사는 더 이상 고정된 좌표들과 굳은 확실성에 대한 욕망을 갖고 있지 않다. 그는 자신을 물결을 따라 미끄러지게 하고, 세월을 따라 흘러가게 한다. 여정을 늦추려 하기도, 진리라는 신비의 섬에 정박하기를 바라지도 않으면서. 그러므로 피안에 서서 윤회의 동요를 바라보는 게으른 방관자였던 붓다는 삶이라는 놀이를 포기했지만, 선사(禪師)는 과정의, 생성의 진정한 영원성을 느끼기 위해서 주저 없이 대양의 부름에 응답한다. 아직도 사물..
「화이트헤드에게 있어서 이성은 물리적으로 부패하는 우주의 맥락에서 복잡성과 새로움에로 나아가는 방향을 제시하는 반-작인이다. 현실 세계와의 관계에 있어서 목적을 지향하는 이성과 목적인의 관념을 거부한다면, 우주는 기계인 혹은 작용인에 의해서 반복과 쇠퇴만 되풀이할 뿐일 것이다. 이는 우주의 복잡성과 새로움이라는 실재의 한 양상을 도저히 설명할 수 없게 만든다. 우리는 고대와 중세에 아리스토텔레스 철학의 영향으로 목적인의 중요성이 현실태의 주된 본성으로 간주되었음을 알고 있다. 화이트헤드가 목적이나 이상, 가치를 중요하게 여긴다고 그가 고대철학으로 회귀하자는 것은 아니다. 그는 고대철학을 대표하는 플라톤이나 아리스토텔레스와의 차이점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즉, 화이트헤드는 모든 현실태가 성취해야 하는 "단..
"사람을 지배하는 건 경제적 동기라는 생각은 원래 사람들 마음속에 늘 잠재해 있던 것입니다. 아담 스미스는 이 반쪽 진리에 학문적 외피를 제공해준 것에 불과합니다. 그런데 사람들은 아담 스미스의 말을 온전한 진리로 받아들여 그것에 따라 행동하게 되었습니다. 경제적 동기가 존재한다는 것을 내가 부정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반쪽 진리를 전체 진리로 착각하는 데서 인간의 삶에 악이 연출됩니다. 이 반쪽 진리는 물질적 동기를 고명한 것으로 승격시키고, 그것을 선한 양심으로 여기게 된 사람들은 이 반쪽 진리에 따라 움직이게 됩니다. 그러나 역사의 어떤 시기도 드높은 동기, 이상주의적 동기 없이 위대한 적이 없었고, 위대할 수도 없었습니다. 오늘날 이상주의는 내팽개쳐졌습니다. 그리고 우리는 그 댓가를 치르고 있습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