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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사람들에게 언제, 어떤 이야기에 웃느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농담이나 코미디, 유머라고 대답할 것이다. 하지만 사람들을 실제로 살펴보면 평범한 대화를 나누면서 가장 많이 웃는다. 그냥 다른 사람이 함께 있기만 해도 웃을 준비가 되는 셈이다. 그래서 사람은 혼자 있을 때보다 누군가와 함께 있을 때 웃을 확률이 30배 높아진다.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웃음은 사회적 환경에서 존재하는 행위다. 혼자 있어도 웃을 일이 있지만 그런 경우는 매우 드물다. 이것은 매우 오래전 연구에서 밝혀진 사실이다. ... 사람들은 그저 서로를 알고 있고 같은 집단의 일원임을 보여주기 위해 웃는 것이다. 웃음은 다른 사람들과 사회적인 유대를 맺고 유지하기에 매우 효과적이고 때로는 매우 일시적인 방법이다. 그리고 이 모든 연구를 수..
「어떤 사물이든 반사되는 빛은 엷어지는 법이다. 하지만 타인에게 주는 기쁨이란 참으로 묘한 것이어서 엷어지기는커녕 한층 더 밝은 빛이 되어 자기에게 되돌아오고 더욱 아름답게 작용한다. … 웃음은 태양과 마찬가지로 사람의 얼굴에서 겨울을 쫓아내 버린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여기에서 양치기라는 초인의 웃음이 폭발하면서 당당하게 만들어낸 순간의 영원성의 수수께끼가 풀렸다. 삶에 의해 천천히 질식당하도록 내배려두기보다는 차라리 이빨로 삶을 꽉 물어 버리라는 것, 그것이 바로 차라투스트라의 가르침이고, 다른 예언자들처럼 쉽게 화내지 않고 진심으로 웃으면서 나체가 우리에게 표현하려고 했던 가르침이다. 여기에서 웃음은 부차적인 것이 아니다. 그것은 새로운 가치들의 창조가 준 기쁨의 자발적인 표현이며, 지상의 실재에 대한 무조건적인 지지의 증거다. 더욱이 니체는 홉스 같은 위대한 철학자들이 웃음에 대해 가졌던 경멸감을 규탄한다. "나는 그 웃음의 등급에 따라 - 황금의 웃음을 웃을 수 있는 사람들에 이르기까지 ― 심지어 철학자들의 순위가 있음을 인정하고 싶다."[니체, 『선악의 저편..
"선악, 신념, 대의, 그 어떤 것이든 그 자체로 웃음을 내쫓고 생활 전체를 독점할 만큼 중대한 것이 있을까? 웃음은 우리의 이러저러한 이론들이 존재를 이해해보려는 시도라는 걸, 그러나 어쩔 수 없이 그저 시도일 뿐이라는 걸 일깨워주며, 비이성적이고 본능적인 폭발이 적정한 균형을 유지하도록 해주지 않는가?* - 화이트헤드, (Is it that nothing, no experience good or bad, no belief, no cause, is, in itself, momentous enough to monopolize the whole of life to the exclusion of laughter? Laughter is our reminder that our theories are an att..
빵집에 갔을 때였다. 빵을 고르고 계산을 하려는데, 아가씨가 물었다. "봉투 필요하세요?" 나는 기다렸다는 듯 짜잔 하고 잽싸게 후드티의 앞주머니에서 준비해 간 그 빵집의 봉투를 꺼내며 말했다. "봉투 가져왔습니다!" 그녀는 즐거운 표정으로 "어!" 하고 짧게 한 마디 내뱉더니, 날 보고 활짝 웃어주었다. 뜻하지 않은 반응이었다. 돌아오는 길은 괜히 의기양양하여 나는 듯 발걸음이 가벼웠다. 13/05/19
어느 날 밤, 이탁오 선생은 불당에서 스님 회림과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회림이 의자 밑에서 잠자고 있는 고양이를 보며 말했다.* 회림: "저 고양이는 낮에 사람에게 욕을 먹으면서도 가지 않고 의자 밑에 있으니 참 의리 있지 않습니까?" 탁오: "고양이를 사람들은 가장 의리 없다고 하지만, 정이 들면 떠나지 않는 것을 보면 의리 있는 짐승이 맞지요." 회림: "사람의 욕을 먹는 개야말로 성품이 의로워 집주인을 지켜주고, 쫓아도 가지 않고, 먹을 것을 주지 않아도 짖지 않으며, 스스로 더러운 똥이나 오줌을 먹고 삽니다. 그리고 개는 집안이 가난해도 근심하지 않습니다. 그러하니 '개'란 말로 사람을 욕하는 것은 옳지 않으므로, 반대로 '사람'으로 개를 욕하는 것이 옳다고 생각합니다." 탁오: "그 말이 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