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례할 정도로 오래 눌러앉아 있는 여름양이 이제 그만 가보겠다고 안녕 인사하고 무거운 엉덩이를 들어 대문 밖을 나서면 나는 뛸 듯이 기쁘다가도 그새 미운 정이 들어 무언가 아쉽고 허전할 것이다. 가을양이 찾아오고 아침저녁으로 쌀쌀한 바람이 불어오면 이따금 떠나간 그녀가 떠올라 창밖을 보며 생각에 잠기리라. 12/08/1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