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히 너희들이 뭘 할 수 있는데?
「못 가진 자들의 최신 유형이라고 할 수 있는 '자격 미달' 소비자들에게, 쇼핑을 하지 못한다는 것은 충족되지 못한 삶을 나타내는 불쾌하고 역겨운 흔적이며 자신이 보잘것 없고 쓸모없는 사람이라는 표지이다. 단순히 쾌락의 부재가 아니라 인간적 존엄 부재의 표지이다. 사실상 삶의 의미 부재의 표지이고, 결국은 인간성의 부재 그리고 자기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의 존중을 받을 그 밖의 근거 부재의 표지이다. 자격을 갖춘 신도들에게 슈퍼마켓은 섬김의 사원이자 순례의 목적지다. 자격 미달을 이유로 소비자들의 교회에서 파문을 선고받고 쫓겨난 사람들에게, 슈퍼마켓은 자신들을 내쫓은 땅을 차지하고서 도발을 하는 적의 전초기지이다. 엄중히 경계되는 성벽은 상품들에 대한 접근을 막고, 상품들은 남은 신도들을 추방의 운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