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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수집욕의 근원은 다양하지만, 궁극적으로 수집욕은 자신의 컬렉션이 왠지 '불완전'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그것들'을 모조리 '잡고'나면 결국 불만과 무관심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말이다. 게다가 '디드로 효과'라는 것이 있다. 이 말은 18세기 프랑스의 대표적 계몽주의 철학자였던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가 쓴 에세이에서 유래했다. 그는 그 글에서 침실 용품 하나를 새로 들이자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모든 가구가 볼품없어 보인 까닭에 전부 바꿔야 했다는 상황을 설명했다. 장난감 상자에 더 많은 장난감을 채워 넣으면 대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난감은 매력을 잃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가진 물건들을 즐길 시간도 없이 한 번 쓰고 버리는 소비문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
「나는 특정한 종류의 자립, 즉 자기 물건의 주인 되기를 강력하게 주장했다. 이렇게 되려면 기본적으로 우리가 소유한 것에 대해 잘 알아야 한다. 즉, 그것들의 기원, 작동 원리, 수리 및 유지 방법 등 물질적인 대상이 우리에게 분명히 드러나는 모든 방식들을 이해해야만 소유물에 대한 책임을 질 수 있다. 하지만 더 넓은 관점에서 봤을 때 자립은 슬픈 원칙이다. 이것을 상호 간의 보호라는 제도가 붕괴된 것에 대한 위안이라고 볼 수도 있다. 때때로 연금은 결혼과 마찬가지로 제 기능을 수행하지 못한다. 그래서 어떤 이는 다른 사람들에게 부담이 되지 않기 위해, 위독한 상태에 빠지면 존엄사를 선택하겠다는 유언을 호기 있게 작성한다. 가족 간의 유대는 사회보장연금에 자리를 내주었고, 사회보장연금은 개인의 퇴직계좌에..
「생태 문제의 일부는 우리가 즐길 수 있는 시간을 너무 적게 갖기 때문에도 발생한다. 우리는 식사를 즐기거나 부부 관계를 즐기고, 주위와의 관계, 친구 관계 전체를 즐기기에는 너무나 적은,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대상을 즐기기에도 너무 적은 시간을 갖고 있는 것이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것을 너무 적게 즐기기 때문에 우리는 점점 더 많이 그리고 점점 더 빠르게 새로운 것을 필요로 한다.」* 14/06/27 * 프란츠 알트, 프란츠 알트 에리히 프롬
마르크스가 이런 이야기를 들려줄 때는 한참 생각에 잠기게 된다. "더 높은 경제적 사회구성체의 관점에서 보면, 지구에 대한 개개인의 사적 소유는 인간에 대한 인간의 사적 소유와 꼭 마찬가지로 불합리한 것으로 나타날 것이다. 심하게는 사회전체·한 국민·동시에 존재하는 사회들의 전체도 지구의 소유자는 아니다. 그들은 다만 지구의 점유자·이용자일 따름이며 선량한 가장으로서 지구를 개량하여 다음 세대에게 물려주어야 한다."* 12/07/14 * 마르크스, 어딘가에서.
나는 마르크스의 모든 저서 중 그가 26살에 쓴 를 가장 사랑한다. 내게 이 저작은 노자의 과 장자의 와 같은 반열이다. 아, 나는 얼마나 생각하고, 사랑하고, 탐구하고, 노래 부르고, 싸워 왔는가. 나는 얼마나 생명을 더 표현하였고 더 단순한 삶을 살아왔는가. 나는 오늘 더 '존재'하였는가 더 '소외'되었는가. 마르크스는 묻는다. “그대가 먹고, 마시고, 책 사고, 극장, 무도회, 선술집에 가고, 생각하고, 사랑하고, 이론적으로 따지고, 노래 부르고, 그림 그리고, 싸움하는 일 등을 더 적게 할수록, 그대는 더욱더 많이 절약하게 될 것이고, 좀벌레나 도둑이 먹어 치울 수 없는 그대의 보화, 그대의 자본은 더욱더 커질 것이다. 그대의 존재가 적을수록, 그대의 생명이 덜 표현될수록, 그대는 더욱더 많이 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