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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피에르 부르디외가 『세계의 비참(La Misère du monde)』의 독자들에게 일깨우는 바, 아주 먼 옛날의 것이긴 하지만 지금도 유효한 히포크라테스 전통에 따르면 진정 효염 있는 치료약은 보이지 않는 질병 ― "환자들이 이에 대해 말하지 않거나 말하는 것을 잊어버린 사실들" ― 을 간파할 때 시작된다. 사회학의 경우 꼭 해야만 하는 일은 "외견상의 징후를 보고 이를 논의하여 결국 그 구조적 원인들을 왜곡하여 드러내는 경우를 밝혀내는 것이다." 우리는 "의심할 바 없이 이 크나큰 불행을(종종 격퇴했다는 주장을 하지만 그 정도로 기여는 못했던) 격퇴시켰으면서도 다른 한편으로 온갖 소소하고 잡다한 불행들이 전례 없이 급증할 조건들을 부여하는 사회적 공간들을 엄청나게 양산한 이 사회 질서에 특징적인 고통..
「코르넬리우스 카스토리아디스(Cornelius Castoriadis)의 『서양의 파산(Le délabrement de l'Occident)』을 인용해보자. 자율적인 사회, 진정 민주주의 사회는 미리 주어진 모든 것에 질문을 던지는 사회이며, 그리하여 새로운 제반 의미를 창조하도록 해방하는 사회이다. 그러한 사회에서 모든 개인은 자신들의 삶을 위해서 그들이 하고자 하는(그리고 할 능력이 되는) 창조를 자유롭게 한다. 사회는 일단 '확실시되는' 의미란 없다는 것, 그 사회가 혼란을 바탕으로 살고 있다는 것, 사회 그 자체도 하나의 형식이지만 최종 고착되는 일이 없는 그러한 형식을 추구하는 일종의 혼란임을 스스로 알게 될 때 진정 자율적 사회가 된다. 확실히 보장되는 의미들 ― 절대적 진실, 미리 지정된 행동..
「만약 여러분이 '실제 세계'의 진실을 찾고자 한다면, 카프카, 무질, 보르헤스, 페렉, 쿤데라, 우엘벡 등에게서 힌트를 얻는 것이 최선의 선택일 겁니다. 실험관 속에서 배양되고 길러진 소인들(homunculi)의 불확실한 가정들로 가득 찬 '지식'은 별 도움이 안 될 겁니다. 그리고 만일 여러분이 독자들과 함께 호흡하고자 한다면, 자신만의 메시지를 갖고 말을 건네야 합니다. 독자들이란 '세계-내-존재'로서 자신만의 삶의 진리를 찾고자 애쓰며, 세상으로부터 숨겨진 혹은 아직 발견되지 않았거나 간과했거나 무시하고 지나쳤던 통찰들을 배우고자 하는 이들이지요.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자신의 경험을 표현할 수 있는 적확한 언어를 찾는 것이며, 그 경험과 관련이 있거나 유사한 주제들에 천착하는 것입니다. 이러한 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