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병법 (2)
모험러의 책방
「중국인들은 실재적인 모든 것을 장치로서 간주하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무한한 일련의 가능한 원인들을 찾기 위해 거슬러 올라가지 않는다. 그들은 성향의 불가피한 특성에 민감하기 때문에, 단순히 개연적일 뿐인 목적에 대해서도 사유하지 않는다. 우주 발생론에 관한 목적론적 전제도 이들의 흥미를 끌지 못한다. 그들은 세계의 시초에 대해 이야기하지도, 세계의 결말을 상상해보지도 않는다. 오래전부터 언제나 작동 중인 상호작용만이 존재할 뿐이며, 실재는 이러한 상호작용의 끊임없는 운행일 뿐이다. 그러므로 중국인들은 그리스적 개념에 따라 생성과 감각적인 것에 대립되는 '존재'의 문제가 아니라, 단지 기능할 수 있는 능력의 문제에만 관심을 가진다. 그래서 그들은 '실재 속에서 작동 중임을 우리가 어디에서나 확인할 수 있..
아래는 연암 박지원 선생의 글. 내가 만약 이런 글을 쓴다면, 나는 글쓰기를 군대의 병법과 비유하기보다는 어드벤처 게임과 비유해보고 싶다. “글을 잘 짓는 자는 아마 병법을 잘 알 것이다. 비유컨대 글자는 군사요, 글 뜻은 장수요, 제목이란 적국이요, 고사의 인용이란 전장의 진지를 구축하는 것이요, 글자를 묶어서 구를 만들고 구를 모아서 장을 이루는 것은 대오를 이루어 행군하는 것과 같다. 운에 맞추어 읊고 멋진 표현으로써 빛을 내는 것은 지오가 북을 울리고 깃발을 휘날리는 것과 같으며, 앞뒤의 조응이란 봉화를 올리는 것이요, 비유란 기습 공격하는 기병이요, 억양반복이란 맞붙어 싸워 서로 죽이는 것이요, 파제한 다음 마무리하는 것은 먼저 성벽에 올라가 적을 사로잡는 것이요, 함축을 귀하게 여기는 것이란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