흘려보내기
「동자가 눈물을 줄줄 흘리며 말하기를, "예전에 스승님께서 제 정수리를 쓰다듬으며 저에게 오계를 내리셨고 저의 법명을 지어 주셨습니다. 그런데 지금 스승님께서 말씀하시기를 '이름은 곧 내가 아니요, 나는 바로 저 공이다' 하셨습니다. 공이란 곧 형체가 없는 것이니 이름이 있다 한들 장차 어디에다 쓰오리까. 청컨대 그 이름을 돌려 드리겠습니다." 하니, 대사가, "너는 공순히 받아서 고이 보내라. 내가 60년 동안 세상을 보았는데 어떠한 사물이든 머물러 있는 것이 없이 모두가 도도하게 흘러간다. 세월이 흐르고 흘러 그 바퀴를 멈추지 않으니, 내일의 해는 오늘의 해가 아니다. 그러므로 '미리 헤아린다'는 것은 '거스르는' 것이요, '붙잡는다'는 것은 '억지로 애쓰는' 것이요, '흘려보낸다'는 것은 '순응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