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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내포 질서에서는 마음이 물질, 특히 몸을 접고(감싸고) 있다고 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몸은 마음만이 아니라 어떤 의미에서 물질 우주 전체를 접고(감싸고) 있다. 이러한 몸과 마음의 관계는 사실 4장에서 이미 다루었다. 우리는 거기서 고차원 실재라는 개념을 도입했다. 이 고차원 실재가 더 낮은 차원의 요소들로 투영된다. 이 요소들 사이에는 위치를 특정할 수 없고 인과관계가 성립하지 않는 관계도 성립하고, 몸과 마음의 관계와 같이 서로가 서로를 동시에 감싸고 있는 관계도 성립한다. 따라서 더 넓게, 더 깊게, 더 내밀히 들어가면 실재는 몸도 아니고 마음도 아니다. 실재는 더 높은 차원으로서 마음과 몸의 바탕(common ground)이면서 마음과 몸을 넘어서 있다. 따라서 몸과 마음은 단지 어느 정도로만 ..
「현대 물리학은 미분리된 전체인 흐름 속 형성 활동을 중시하는 관점을 거부한다. 물리학자 대다수가 상대론이나 양자론에서 그런 관점의 필요성을 무시하거나 거의 깨닫지 못하고 있다. 그들은 이것을 주로 수학 형식에만 등장하는 특징으로 여기고 사물의 진정한 모습을 나타낸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물리학에 상상력을 불어넣고 이론을 피부에 와닿게 하는 비형식 언어나 사고방식의 경우도 다르지 않다. 대다수 물리학자는 옛날 원자론자들처럼 우주 만물이 기본 구성 요소인 소립자로 만들어진다고 굳게 믿는 가운데 말하고 생각한다. 생물학 같은 다른 과학 분야에서 이런 확신은 더 강하다. 이들은 현대 물리학이 이룬 혁명에 대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현대 분자생물학자는 DNA 분자 구조나 기능에 대한 연구를 확장하면 생명이나 마..
Enlightenment, Self, and the Brain. How the brain changes with final liberation from Todd Murphy on Vimeo. 신경신학자 토드 머피의 강의 세 번째. '나'라는 개인의 실체가 있다는 느낌, 즉 '자아'의 감각은 뇌가 만들어내는 신경학적인 환영(hallucination)임을 설명하며 '무아'를 주장한 붓다의 의견이 과학적으로 옳았음을 입증해 보이고 있다. 그러므로 윤회하는 '나', 개인(individual)이 있느냐는 질문의 답은 '없다'이다. 깨달음은 바로 이 '나'라는 자아의 느낌이 소멸하는 과정이다. 강의는 뇌의 어떤 변화가 이런 과정을 만들어내는지 뇌 각 부위의 역할과 상호작용을 통해 깨달음의 과정을 자세히 설명하고 있..
켄 윌버의 와 혹은 와 을 나란히 놓고 읽어 보라. 같은 저자가 쓴 것이 맞나 의심이 들 것이다. 켄 윌버는 를 쓴 이후 자신의 사고에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겪었다. 혁명적으로 도약했다. 는 수없이 쏟아져나오는 영성/명상 관련 책 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잘 쓴 책이다. 그러나 기존 책들과 특별히 다를 것은 없다. 우주와 합일하는 궁극의 깨달음을 추구하고 있고, 그러면서도 우리는 이미 깨달은 존재라고 말하고 있으며, 그렇기에 깨달음에 도달할 수단 같은 것은 없는 것이며, 다만 우리가 이미 깨달은 상태라는 인식을 방해하는 장애물들을 치우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하고 있다. 에고는 근원에서 이탈한 일종의 질병으로만 보는 관점이 내재해 있으며, 그렇기에 시비분별과 대립의 세계에서 근원의 세계로, 어머니의 품으로 회귀하..
「마녀사냥은 다양한 양상으로 진행된다. 가해자는 '피해자'가 더럽고, 어리석고 변태적이고, 부도덕하기 때문에 혐오하다고 말한다. 그들의 말은 사실일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 그 일치 여부는 중요치 않다. 왜냐하면 가해자는 피해자에게 덮어씌운 그 혐오스러운 특징을, 알든 모르든 자기 자신도 소지하고 있는 경우에만 그렇게 난리를 치기 때문이다. 우리가 끔찍이도 받아들이기 싫어하는 우리의 일면을 그들이 끊임없이 환기시키고 있기 때문에 우리는 그들을 혐오하는 것이다. 우리는 투사의 중요한 지표 하나를 알게 되었다. 환경(사람 또는 사물들) 속의 무언가가 우리에게 단지 '정보'만 주는 것이 아니라, 강력하게 '영향'을 미친다면, 그것은 대개 우리 자신으로부터 투사된 것이라는 사실 말이다. 성가시고,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