늦가을
아침, 학교를 걷고 있었다. 어느 건물 앞에서, 한 청년이 배달 오토바이에 그릇을 싣더니, 오토바이를 옆에 두고 냅다 드리눕는다. 두 팔을 활짝 벌리고 그림처럼 하늘을 바라 본다. '아, 세상 가장 편안한 자세로다! 감탄을 주었고, 내 점수는..'하며 바라보다, 문득 궁금해 나도 따라 하늘을 올려다 보았다. 눈이― 부시다. 모든 시름을 녹일듯 하고, 끝내 몸나 마저 녹일듯 하다. 그렇게, 그 청년과 나는 가을하늘을 바라보며 말을 잊었고, 서로를 잊었다. 2010.11.09 모험러의 잡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