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만족 (6)
모험러의 책방
「우리 자신이 우리가 찾아 헤매는 대상이고, 우리가 원하는 충족감과 행복은 바로 우리 내면에 존재하고 있으며, 우리는 단지 그러한 사실을 잊고 있을 뿐이다. 이 사실을 깨달은 후에야 우리는 긴장을 풀고 인생을 즐길 수 있다. 그것이 우리가 할 수 있는 최선이다. 불만을 털어버리고 평정을 찾기 위해 무슨 수라도 쓰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불만은 우리의 가장 확실한 안내자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찾고 있는 영적 지도자, 우리가 갈망하는 내면의 안내자는 불만이라는 이름을 갖고 있다. 우리는 어쩌면 삶에 대한 권태, 실망, 환멸 등은 창피하고 끔찍한 일이라고 판단해왔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런 끔찍한 일들과 화해하지 않는 한, 우리는 자신을 충족시킬 수 있는 방법들을 계속해서 외부에서 찾게 될 것이다. 그리고 ..
「플라톤의 우주론을 계승한 고대와 중세는 '선의 가치'에 기반을 둔 종교적 사유가 지배적이었다면, 반면에 사실과 가치를 이분화한 17세기 우주론은 자연과학적 탐구를 가능하게 만든 '진리의 가치'에 토대를 둔 이론적 사유가 지배적이었다. 이와는 달리 화이트헤드의 유기체 우주론은 진리의 가치나 선의 가치보다는 '미의 가치'에 근거를 둔 예술적 사유가 가능한지를 탐구한다. "철학을 위한 출발점으로서, 가장 무시되었기 때문에 가장 생산적인 출발점은 현재 우리가 미학이라고 부르는 가치론이라는 것이 나의 신념이다. 인간 예술의 가치들에 대한 우리의 향수, 혹은 자연미에 대한 향수, 어떤 명백한 야만과 파괴에 직면하여 느끼는 우리의 공포. 우리에게 밀려오는 이것들, 경험의 모든 양식들은 분명 충분히 추상화된 것들이다..
「 유기체의 철학은 칸트의 철학과는 반대이다. 순수 이성 비판에서 칸트는 주관적 자료가 객관적 세계의 나타남 속으로 넘어가는 것을 추구했다. 유기체 철학은 객관적 자료가 주관적 만족 속으로 넘어갈 수 있는가를 추구한다. 유기체의 철학은 또한 객관 자료 속에 있는 질서가 어떻게 주관적 만족 속에다 그 강도를 짙게 만들어 주는가를 추구하는 철학이다. 칸트의 경우에는 세계가 주관으로부터 출현하지만, 유기체 철학의 경우에는 반대로 주체가 세계로부터 출현한다. 주체라기보다는 '자기초월체'가 출현한다(화이트헤드, 중). 칸트의 경우에 '주관'이라는 것은 우연적으로 변하는 것들의 밑바닥에서 받쳐 주는 자기-동일적이며 변하지 않는 실체 같은 것이다. 물자체가 바로 그것이다. 화이트헤드의 철학은 이런 점에서 칸트와는 판..
「신학의 임무는 어떻게 '세계'가 단순히 변천하는 사실을 초월한 그 무엇에 근거하고 있는가를 보여주는 데에 있으며, 또 어떻게 '세계'가 소멸하여가는 계기들을 초월한 그 무엇에 귀속되는가를 보여주는 데 있다. 시간적인 '세계'는 유한한 성취의 무대이다. 우리가 신학에 요구하는 것은, 소멸하여가는 삶 속에서도 우리의 유한한 본성에 고유한 완성을 표현하는 가운데 불멸하는 그런 요소를 표현해 달라는 것이다. 이렇게 하여 우리는 어떻게 해서 삶이 기쁨이나 슬픔보다도 더 깊은 만족의 양상을 포함하는가를 이해하게 될 것이다.」* 14/11/17 * 화이트헤드, 화이트헤드
「내가 필요로 하는 것은 거의 보잘것없는 것들이다. 겨울 동안 나를 따뜻하게 해줄 조그만 이불 하나, 하루에 한 끼 식사면 그것으로 족하다. 내가 기거하는 집이 작은 것은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은 고작해야 하나의 방에서 잘 수밖에 없다. 내가 말(馬)을 많이 가지고 있지 않은 것 역시 아무 문제가 되지 않는다. 사람이 한 번에 두 개의 마차를 탈 수 있는가. 세상 사람들 가운데 나만큼 행복한 사람이 열에 일곱은 족히 되건만, 나만큼 만족하는 사람은 너희가 보듯이 백에 하나도 찾기 어렵다. 남의 일에는 바보도 영리하나, 자기 일에는 성인도 그르친다. 어느 누구에게도 나의 속마음을 보이지 않았으나, 이제 나의 조카와 조카딸에게 나의 황당한 이야기를 바친다. - 백거이, "나의 조카와 조카딸에게 주는..
「쾌락은 강력한 동기유발 요소이지만 변화를 일으키지는 않아요. 그런 면에서 쾌락은 사람들에게 현재의 욕구에 만족한 채 편안함과 안정감을 찾게 하는 보수적인 힘이죠. 그러나 무아도취(enjoyment)는 항상 즐거운 것만도 아니고, 때로는 극심한 스트레스를 받기도 합니다. 등산가에게는 탈진, 혹독한 추위 때문에 온몸이 얼어붙을 것 같은 고통, 추락 사고를 당할 위험이 으레 따르게 마련이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들이 산에 오르는 일을 결코 그만두지는 않거든요. 물결이 넘실거리는 청록빛 바다가 훤히 보이는 아름다운 해변의 야자수 아래 앉아 칵테일을 음미하는 것도 좋지만, 그건 살을 에는 듯한 바람이 부는 산마루에서 느끼는 환희와는 비교가 안 됩니다.」* - 미하이 칙센트미하이 13/12/13 * 마틴 셀리그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