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거대한 전환 (2)
모험러의 책방
3개월에 걸쳐 을 다 읽었다. 마지막 장에서 폴라니는 이런 질문을 던진다. "자유란 공허한 말장난이며, 그저 인간과 그의 활동을 파멸시키도록 고안된 치명적 유혹에 불과한 것일까? 아니면 인간은 사회 실재의 현실에 대한 깨달음에 직면해서도 다시 자신의 자유를 내세우고, 도덕적 망상에 현혹되는 일 없이 자유를 사회 내에서 구체적으로 실현하기 위해 분투할 수 있을까? 이는 실로 우리의 마음을 조마조마하게 애간장을 태우는 질문이라 하지 않을 수 없다." 폴라니는 에서 "영혼을 잃어버린 상태"가 죽음보다 못한 상태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 죽음보다 못한 상태에 이르게 하는 병이 바로 '절망'이다(키에르케고르). 자유의 종말, 문명의 붕괴, 영혼의 상실.. 파시즘이 주는 절망 앞에 섰던 한 지식인의 고뇌가 느껴졌다...
가난한 이들에게 최후로 남아있던 '생존의 권리'가 폐지되고 경쟁적 노동 시장이 마침내 출현해 시장이 사회를 자신의 부속물로 전락시켜나간 변화의 과정을 칼 폴라니는 다음과 같이 장대하게 묘사한다. "과거에 인민들은 예쁜 구석이라고는 전혀 없지만 어쩔 수 없이 돌보아주어야 할 짐승쯤으로 여겨졌다. 하지만 이제는 알아서들 온갖 난관을 뚫고 스스로를 돌보라고 내팽개쳐진 것이다. 예전에는 사람들이 생존 권리의 품에 포근하게 안긴 채 그저 저질 인간으로 퇴락하는 비참을 겪었을 뿐이지만, 이제 근로 인민들은 집도 절도 없이 사회를 떠돌게 내버려진 것이다. 가족도 친족도 떨어져나가고 자신의 고향과 소중한 삶의 환경을 깡그리 잃은 채 외톨이가 되어버린 것이다. 요컨대 과거 제도가 사람들을 옴쭉달싹 못한 채 푹푹 썩어가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