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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험러의 책방
「이를테면, 강剛과 유柔는 서로 대립하며, '건조'한 것이 있으면 습한 것도 있다. 그러나 건조한 것의 건성만을 고집하다 보면, 딱딱해지기는커녕 부러지기 십상이며, 습한 것의 습성을 고집하다 보면, 유순함이 지나쳐 액화되어 버린다. 적대적 양상의 각 부분은 상반된 성향들과 균형을 이룸으로써, 즉 반대 부분과의 의존과 소통에 의해 구체적으로 존재하게 된다. 여기에서 두 공리가 도출된다. 그 하나는, 이것은 저것과의 관계에서만 존재한다(각 양상은 다른 양상과의 대립관계를 통해서만 그 자체로 존재하며 정체성을 갖는다)는 사실이며, 다른 하나는 이것은 또한 저것이다(다시 말해, 정체성 속에서 확인되는 각 양상은 반대의 것에도 속한다)라는 사실이다. 물론 다름은 운행의 기원에 이미 나타난다. 하지만 대립에서 기인..
김훈 작가의 "꽃 몸살 나는 봄"은 두보의 시로 시작한다. 꽃 한 조각 떨어져도 봄빛이 줄거늘 수만 꽃잎 흩날리니 슬픔 어이 견디리 나는 할 말을 잊고 그저 실없이 비실비실 웃었다. 대체 뭔가, 이런 경지는. 시성(詩聖)은 시성이다. 김훈 선생이 이 시를 "사람의 솜씨"로 보지 않는다고 적은 대목에서 공감하며 또 한 번 웃었다. 다만 '슬픔'이 담겨 있는 것을 보아 "사람의 소행"임은 틀림없는 것 같다고 김훈 선생은 재치있게 덧붙여 적었다. 사실 내겐 김훈 선생의 산문도 거의 사람의 경지가 아닌 것으로 느껴진다. 그 다음 다음 글은 "자연의 강, 마음의 강"이다. 이 글은 정태춘 아저씨의 노래 가사로 시작하기에, 나는 책을 읽다 말고 컴퓨터를 켜고 유튜브에 들어가 인용된 를 검색해 틀었다. 정태춘 아저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