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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구덩이를 향해 달려가는 인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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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계는 우리 인간 때문에 망가지고 있고. 우리 때문에 자연계와 지질계, 생물계뿐 아니라 그로부터 파생된 놀라우리만치 아름답고 독특한 문화 세계까지 모두 황폐하게 변해간다. 이런 세계는 이 우주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다. 우리가 모르는 우주 어딘가에 미지의 생명체가 존재하길 기대하는 것은 현실성 없는 바람이다. 설사 지구 아닌 다른 곳에서 새로운 생명체가 발견된다고 해도 이 멋진 행성을 우리 손으로 직접 파괴하고 더럽히는 행동은 아무래도 용납하기 어렵다. 지금 우리는 인류를 비롯한 모든 생명의 엄청난 잠재력을, 그리고 무려 40억 년에 달하는 길고 긴 생물학적 변천사의 끝에서 수천 년에 걸쳐 우리가 쌓아올린 모든 것을 저버리고 있다. 그렇게 우리는 우리 자신의 미래와 자연계의 미래를 파괴하고 있는 것이다.

이 세계는 우리 인간이 너무도 많은 것을 요구하고 너무도 많은 폐기물을 배출하는 탓에 황폐하게 변하고 있다. 인간이 만들어낸 폐기물을 자연의 순환계로 되돌릴 수 있는 생물은 세상 어디에도 없고 우리가 직접 자원을 재순환시킨다 해도 그 효과는 매우 미미할 뿐이다. 우리는 쓸모없고 더러운 온갖 폐기물을 지상과 지하, 강과 바다, 그리고 하늘에서 사방팔방으로 흩뜨린다. 눈앞의 이익, 부유함, 안락함, 양적인 발전과 성장에 눈이 먼 인류는 앞으로 다가올 극도로 빈곤하고 황폐하며 열기로 가득 찬 세계를 무시한 채 앞으로 나아가기만 한다. 지금으로부터 약 40년 전에 경고의 메시지가 들려왔지만 우리는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성장 속도를 높였다. 다들 알겠지만 사람은 대개 큰 문제를 한 번 겪어봐야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는다. 그래서일까, 지금 우리는 불구덩이를 향해 전속력으로 전진 중인에도 아무도 그 사실을 모르는 것 같다. 그리고 당장 행동을 취해야 하지만 그 또한 다들 모르는 것 같다.

우리는 우리가 가는 길 끝에 존재하는 막다를 골목에서 시선을 돌리고, 우리 의지대로 세상을 움직일 여지가 줄어드는 모습을 보려 하지 않고, 상상도 할 수 없는 미증유의 재앙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서 지금 반드시 멈춰야 한다는 경고 앞에서 눈을 감는다. 그리고 그대로 눈가리개를 쓴 채 앞으로 나아간다. 진실을 마주하고 싶지 않아서······."*

13/10/18

* 롭 헹거벨트, <훼손된 세상: 우리의 소비가 지구를 망치고 있다>에서 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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