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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한대와 무한소의 끝없는 반복 본문

명문장, 명구절

무한대와 무한소의 끝없는 반복

모험러

「세상에 작은 것이라고는 아무것도 없다. 자연의 깊은 스며듦을 피할 없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사실을 있다. 원인을 아무리 분명히 밝히고 결과를 아무리 연구한다고 하더라도 철학을 완전히 만족시킬 수는 없겠지만 모든 개체에 작용하는 분산된 힘이 결국은 하나의 통일에 다다르는 것을 보면 관찰자는 말로 표현할 없는 황홀감에 빠지게 된다. 이렇듯 모든 것은 서로에게 작용하고 있는 것이다.

 

무한대와 무한소의 끊임없는 반복을, 존재의 심연 속에 빠진 갖가지 원인들과 관계를, 창조의 눈사태를, 대체 누가 안다고 자부할 것인가? 진딧물 마리의 생명도 지극히 소중한 것이다. 작은 것도 것과 같고 것도 작은 것과 같다. 이렇듯 모든 것은 필연 속에서 함께하는 것이다. 정신을 위협하는 환영, 생물과 무생물 사이에는 기적과 같은 관계가 존재한다. 태양에서 작은 벌레에 이르기까지 무수한 전체 속에는 어느 것도 소홀히 것이 없다. 한줄기 햇빛조차 아무 목적 없이 지상의 향기를 공중으로 퍼지게 하지 않는다. 밤은 별의 향기로운 냄새를 잠자는 꽃에 나누어 준다. 새들은 모두 발에 무한한 실을 묶고 하늘을 날아다닌다. 봄은 유성의 나타남과 알을 깨고 나오는 제비 무리의 울림과 때를 함께한다. 지렁이의 생성과 소크라테스의 탄생은 동시에 일어난다. 망원경의 도달점이 현미경의 출발점과 같다. 어느 세계가 크다고 말할 있는가? 대답할 있다면 보라. 하나의 곰팡이는 많은 꽃들이 모인 별자리와 같고 하나의 성운은 수많은 별들의 집합체와 같다. 이렇듯 똑같이, 아니 어쩌면 우리가 상상조차 없을 정도로 정신계의 사물과 물질계의 사실 사이에는 간격이 존재하지 않는 것이다. 다양한 요소와 원칙이 서로 용해되고 맺어지고 짜이고 늘어나, 결국 물질계와 정신계를 하나의 빛에 이르게 한다. 현상은 무한히 반복된다. 이러한 광대한 우주적 교환 속에 보편적 생명은 서로 오고가는 것이다. 눈에 보이지 않는 방사체의 신비 속에 모든 것을 휘감고 모든 잠의 꿈을 하나도 잃지 않고 일체를 동원하여 여기서는 미생물을 태어나게 , 저기서는 별을 부수고 흔들어 비트는 것이다. 빛을 힘으로, 사색을 원소로 바꾸어 여기저기 흩어 뿌리면서도 분할되지 않게 하고, 자아라는 기하학적 힘을 제외하고는 모든 것을 용해하고, 모든 것을 원자적 영혼으로 끌어올린다. 그렇게 모든 것을 꽃피게 하고, 가장 높은 곳에서 가장 낮은 이르기까지 모든 활동을 아찔한 어지러움이 있는 기계적 운동의 암흑 속에 헝클어지게 한다. 곤충의 비상을 지구의 운동에 연결하고, 법칙의 일치에 의한 것인지 정확히 말할 없어도 창공 속의 혜성의 운행을 물방울 속의 플랑크톤을 향해 종속시킨다. 모든 것이 정신을 재료로 만들어진 기계와 같다. 모든 것들을 날벌레를 최초의 기계로, 태양계를 최후의 바퀴로 하는 거대한 톱니장치와 같은 것이다.

 

- 빅토르 위고, 레미제라블, 더클래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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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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