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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는 각이 있어야 한다 본문
각이 있는 작가가 스타일이 있다. 그리고 스타일이 있는 작가들만이 읽을 가치를 준다. 하지만 각이 있으면 필연적으로 격렬한 비판자도 동시에 존재한다. 어쩌면 결국 좋은 작가의 덕목은 깡일지 모른다. 평론가 최원식 교수는 말한다.
“나는 요새 세상이 납작해졌다고 봐요. 문학에 불리한 조건이지요. 문학적 천재는 각이 있어야지 둥글면 안 돼요. 요새는 그 각을 잘라내는 경향이 있어요. 납작해진 세상에도 불구하고 작가들이 천재성을 최대한 발휘할 수 있도록 보호하는 게 비평가들의 기능이라고 봐요. 문학은 뭐라고 해도 자기 시대와 불화하면서 다른 세상을 꿈꾸는 게 핵심이지요.”*
작가만 각이 있어야 할까? 좋은 비평가도 결국 각이 있어야 한다. 사람들에게 욕을 무진장 먹더라도 자기만의 타협할 수 없는 기준이 있는 비평가의 글들이 읽을 가치가 있다. 즉, 깡이 있어야 한다. 내가 가장 결여된 덕목이다. 난 사람들의 눈치를 (많이) 본다. 최원식 교수는 다시 말한다.
“비평의 핵은 뭐라 해도 비판이지요. 비평이라는 건 살아 있는 작가들과의 대화인 만큼 어차피 협상이기도 합니다. 어떡하든 내부를 읽고 그 작가가 더 훌륭한 창작으로 나아가게 도와주는 게 비평 아닌가요. 협상의 기술이기도 하죠. 비판하더라도 강도라든가 여러 가지를 조절하면서 각 작가에 맞게 문제를 제기하는 거죠. 비판을 제대로 보전하기 위해서는 말을 건네는 기술도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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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계일보, [조용호의 나마스테!] "통일이라는 대사업 앞둔 이때.. '문화적 대폭발'도 일어날 것": 평론집 '문학과 진보' 펴낸 최원식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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