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적당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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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드래곤 라자> 초반부에 기억나는 장면이 있다. 주인공 후치의 아버지는 초장이다. 후치가 아버지에게 특정 재료를 얼마나 넣어야 하는지 묻는다. "적당히."라고 아버지는 답한다. 후치는 툴툴거린다. '적당히'를 가늠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어느 분야나 '적당히'의 양을 아는 사람이 고수다. 그것은 오랜 경험으로 체득하는 '감'이기 때문이다.

부처님을 보자. 부처님이 설한 초전법륜(첫 가르침)의 고갱이는 "중도"다. 너무 방탕하게 살지도 말고, 너무 금욕적으로 살지도 말란 얘기다. 즉, '적당히'를 설한 셈이다. 역시 부처님은 고수였다. 이쯤 되니까, 도 닦는 업계에서 여전히 올타임 넘버원의 초고수 지위를 차지하고 계신 것이다.

셰익스피어도 고수였던 것 같다.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에서 로렌스 수사의 입을 빌려 말한다. "적당히 사랑하라. 그것이 영원한 사랑의 비결이다." 사랑 역시도 '적당히'인 것이다. 너무 차갑지도 않게, 너무 뜨겁지도 않게. 다만 나 같은 하수들은 그 '적당히'가 대체 어느 정도인지 몰라 늘 고생이다. 설령 '적당히'가 어느 수준인지를 알았다고 해도, 딱 그만큼만 사랑할 수 있느냐도 문제다. 극단으로 치우치는 것이 적당히 균형을 잡는 것보다 훨씬 쉬운 것이다.

만만치 않다. 고수의 길은. 어쨌든 포인트는 '감'이다. '감'을 길러봐야겠다.

12/07/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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