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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학의 힘은 증명이 아니라 반증에 있다 본문

명문장, 명구절

과학의 힘은 증명이 아니라 반증에 있다

모험러

「'소칼' 사건의 경우 '과학적 진리 근본주의자들'과 '진리 상대성의 근본주의자들' 사이에 벌어진 의견 불일치의 기저에 놓인 것을 거의 건드리지 못했습니다. 제가 보기에는 과학의 놀라운 창조적 잠재력은 증명의 힘이 아니라 반증의 힘에 있음을 지적하면서 포퍼가 이 문제를 해결했습니다(즉 적어도 이 쟁점이 해결 불가능함을 제가 만족스러운 수준으로 증명했습니다). 증명들은 영원히 '이력서'로 남아있을 운명이며, 오직 다음번 통보가 있을 때까지만, (그때까지, 오직 그때까지만) 반대 증거가 제시되지 않는 조건에서만 수용 가능한 것입니다. 과학의 위대함은 실제로 비판과 반증을 항시적으로 초래하는 데 있습니다.


과학의 역사는 도저히 믿기 어려운 정도로 놀라운 발견과 발명의 긴 궤도인 동시에 그와 마찬가지로 도저히 믿기 어려울 정도로 놀라운 오류와 실수들의 공동묘지이자 잘못 길라 잡은 궤도들의 연속입니다. 과학의 엄청난 인식적 잠재력은 오만과 자기확신(또는 과학의 예언자를 자임하는 사람들의 오만과 자기확신)이 아니라 겸손함과 자기비판에 근거하지요. 제가 믿기로 과학적 진리는 영원히 열린 가설이라는 지위, 즉 반증의 위험으로부터 결코 영원히 자유로울 수 없는 지위를 가집니다. 제대로 된 과학자라면 더 이상의 모든 시험을 면제 받은 궁극적 증명 따위는 존재하지 않으며, 그럴 수도 없다는 데 동의할 것입니다. 과학적 지식의 발전에는 귀환 불능 지점은 존재하지 않는다는 데 대해서도요(만약 존재한다면 해당 지식은 결코 과학적일 수 없을 것입니다). 그리고 자기비판의 충동은 실험과 논증이 아무리 승리하더라도 결코 억눌려질 것 같지 않은 추진력을 갖고 있다는 것도 말이죠. 제가 보기에는 이 모든 것의 수용 여부가 과학적 입장과 도그마적 입장의 차이를 만듭니다.」*


15/08/24


* 지그문트 바우만, & 시트랄리 로비로사-마드라조. (2014). 빌려온 시간을 살아가기: 몸도 마음도 저당 잡히는 시대. (조형준, Trans.). 새물결.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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