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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의 종교화 본문

명문장, 명구절

정치의 종교화

모험러

「요즘 '종교의 정치화'에 대해 말이 많습니다. 하지만 '정치의 종교화'라는, 그에 병행하는 경향에 대해서는 거의 주의가 기울여지고 있지 않습니다. 단언컨대 이것이 훨씬 더 위험하고 결과도 훨씬 더 유혈이 난무할 것입니다. 그리하여 협상과 타협을 요구하는 이해의 갈등(정치의 일용할 양식)은 선과 악 사이의 최후의 대결로 재현되고 맙니다. 그리하여 협상해서 합의를 끌어내는 것은 도무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일이 되어버리고, 그러한 대결에서는 두 적대자 중 오직 한 쪽만 살아남는 것(일신교들의 역치를 이루는 지평)으로 간주합니다. 이 두 경향은 ― 이렇게 말씀드릴 수 있을 것입니다 ― 정말 분리 불가능한 샴쌍둥이며, 게다가 각자가 공유한 내적인 악마들을 다른 쌍둥이에게 투사하려는 성향을 갖고 있습니다.」*


15/08/23


* 지그문트 바우만, & 시트랄리 로비로사-마드라조. (2014). 빌려온 시간을 살아가기: 몸도 마음도 저당 잡히는 시대. (조형준, Trans.). 새물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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