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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로는 폭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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같은 날 두 기사를 봤다. 하나는 실적 압박으로 SC은행 지점장이 투신 자살했다는 내용이다.* 다른 하나는 "의사들의 비밀, 수술 환자가 죽는 진짜 이유는..."이라는 제목의 기사였다. 실적 경쟁 때문에 '공장식 대형 병원'에서 일하는 전공의들의 피로가 한계를 넘은 것이다.** 한병철 선생이 "피로사회"에 쓴 말이 떠올랐다. 

"자본주의가 일정한 생산수준에 이르면, 자기 착취는 타자에 의한 착취보다 훨씬 더 효과적이고 능률적으로 된다. 그것은 자기 착취가 자유의 감정을 동반하기 때문이다. 성과사회는 자기 착취의 사회다. 성과주체는 완전히 타버릴 때까지 자기를 착취한다. 여기서 자학성이 생겨나며 그것은 드물지 않게 자살로까지 치닫는다." 

진실이 담긴 말이다. 그러나 성과주체에게 외적인 강요가 없다는 분석에는 동의할 수 없다. 자기를 착취하는 노동 역시, 강요되고 강제된 것이다. 그렇기에 일하는 사람들이 일할 때는 자기 바깥에 있다고 느끼며, 일하지 않을 때에야 편안함을 느끼는 것이다. 그것이 '소외'이다. 소외의 전형적인 징후는 '우울증'이다. 이 우울증은 "고독한 피로"다. 그리고,

"피로는 폭력이다."***

12/06/21

* 한국일보, 12-06-20, <"실적 압박… 출근하기 두렵다" SC은행 지점장 투신 자살>
** 한겨레, 12-06-21, <의사들의 비밀, 수술 환자가 죽는 진짜 이유는…>
*** 한병철, <피로사회>에 나오는 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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