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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학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이데올로기다 본문

명문장, 명구절

경제학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이데올로기다

모험러

「1. 경제는 불공정하다.


경제학 이론의 목적은 한정된 자원의 최적화된 분배에 있다. 하지만 현실은 부익부 빈익빈이다. 2009년 어떤 헤지펀드 매니저는 20억 달러 이상을 벌어들였는데, 당시 하루에 1달러를 벌기조차 힘든 수십억 명의 사람들이 있었다. 이것은 자원을 분배하는 방식이 잘못되었음을 말해주는 사례다.


2. 경제는 불안정하다


주류 경제이론에 따르면 '보이지 않는 손'은 자산 가격을 안정된 상태로 유지해야 한다. 하지만 실제로 석유, 금, 그리고 경화를 포함하는 자산은 거대한 요동 상태에 있다. 2007년 하반기에 석유 가격은 불과 몇 달 사이에 1배럴에 140달러까지 치솟았다가 40달러 밑으로 곤두박질쳤다. 기름을 흔히 '경제의 혈액'이라고 하는데, 실제 환자들을 위한 혈액은행의 공급은 이보다 훨씬 체계적으로 관리된다. 우리 경제는 심장마비에 걸릴 위험성을 안고 있다.


3. 경제는 지속 불가능하다


주류 경제이론에 따르면 경제는 영원히 성장할 수 있다. 하지만 현실은 인구폭발, 기후변화, 환경오염 등 강력한 제약조건으로 인해 번번히 한계에 부딪히고 있다. 환경주의자들이 말하듯 '끝없는 성장이란 암세포의 철학'일 뿐이다.


이러한 문제들이 합쳐지면 금융위기와 같은 일시적인 사건보다 한층 심각성이 커진다. 세계 경제가 환경에 진 빚, 부유한 나라가 가난한 나라에 진 빚은 은행이 정부나 투자자들에게 진 빚보다 훨씬 심각한 사안이다. 사실 경제위기가 우리로 하여금 돈에 대한 관점과 접근방식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계기가 된다면, 경제위기는 어쩌면 위장된 축복인지도 모르겠다.


4. 경제학은 위조화폐다


경제학은 인간 행동의 수학적 표현이며, 다른 수학적 모형처럼 몇 가지 가정에 기초한다. 그러나 나는 경제학의 주요 가정들이 현실과 완전히 동떨어져 있기 때문에 크게 오도된 결론을 얻었다는 비판을 제기하고자 이 책을 썼다. 경제학은 과학이라기보다는 이데올로기다. 수많은 사람들이 경제학의 가정들을 합리적인 것이라고 믿는 이유는 그것들이 고대 그리스까지 거슬러 올라가 물리학이나 공학과 같은 2500년의 과학적 유산에서 나온 아이디어에 기초하기 때문이다. 얼핏 보면 그것들은 과학의 모양과 느낌을 주지만, 사실 그것들은 위조화폐일 뿐이다.


이 책에서 각 장은 주류 경제이론의 배후에 있는 오해들로부터 시작된다. 그 아이디어가 어디서부터 생겨났는지 그 역사를 거슬러 올라가 그것이 우리의 일상생활에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를 설명하고, 반대되는 증거에도 불구하고 왜 그것이 죽지 않고 살아남았는지를 살펴볼 것이다. 그리고 우리가 어떻게 그것을 변화시키거나 대체해야 할지를 제안할 것이다. 이 책에서 짚어볼 구체적인 오해들이란 다음과 같다.


- 경제는 경제법칙으로 설명할 수 있다.

- 경제의 주체는 독립적인 개인들이다.

- 경제는 안정적이다.

- 경제적 위험은 통계를 이용해 쉽게 조절할 수 있다.

- 경제는 합리적이며 효율적이다.

- 경제는 공정하다.

- 경제적 성장은 영원히 계속될 수 있다.

- 경제적 성장은 우리를 행복하게 한다.

- 경제적 성장은 항상 좋은 것이다.」*


15/03/10


* 데이비드 오렐, <경제학 혁명: 신화의 경제학에서 인간의 경제학으로>에서 발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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