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논어 삼년상 논쟁의 새로운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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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 공자가 뭐라 말했든, 논어의 삼년상 대화가 위작이든 아니든, 삼년상을 고집하는 논어의 단편을 논어의 핵심 정신에 위배되는 것으로 보고 배척하는 견해를 지지한다. 


「양화/21에서 재아는 삼년상을 일년상으로 줄여야 한다는 의견을 내었다가 공자로부터 어질지 못하다는 평을 듣는다. 그러나 이 단편은 공자 사후 예법논쟁이 벌어졌을 때, 삼년상을 옹호하는 측이 일년상 주장자들을 공격하기 위해 재아를 등장시켜 엮은 각본이었을 가능성이 높다. 비록 문맥에 세밀한 고려를 하고 있기는 하지만 논어에는 오히려 이처럼 세밀한 손질이 가해진 단편일수록 사실과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


재아의 물음은 스승과의 대화에 사용한 표현치고는 지나치게 공들인 문어체이고, 특히 "여는 어질지가 못하구나" 하는 표현은 공자가 어질다(仁)라는 말을 쓰는 일반적인 용례에서 벗어나 있으며 삼년상을 옹호하는 논리도 공자다운 면모와는 거리가 멀다. 


... 효도에 대한 공자의 강조는 이렇듯 우리의 뇌리에 뿌리 박힌 권위주의적 효도와는 달리 인간의 자기완성이라는 전체적 구도 안에 있었다. 그것은 절실하고도 살아 숨쉬는 과제였고 공문의 다른 모든 덕목과 일관되어 있는 사고이자 입장이었다. 따라서 재아가 삼년상을 일년상으로 줄일 것을 제안한 것에 대하여 공자가 삼 년 동안 품 안에서 길러 준 은공도 모르는 짓이라고 힐난했다는 양화/21의 기록은 후대의 위작이라 아니할 수 없을 것이다. 왜냐하면 양화/21은 효도의 문제를 뚜렷이 형식적·권위주의적인 각도에서 다루고 있으며 그것은 효도에 관한 공자의 대원칙과는 결코 병치될 수 없는 것이기 때문이다.」*


15/01/08


* 이수태, <논어의 발견>에서 발췌, 편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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