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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노릇 하자면 배워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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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고 보니 율곡이 제시한 유교의 핵심 키워드는 다름 아닌 '지식'이다. 이 키워드가 유교와 불교를 가르는 분수령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서는 적극적 '학문'이 필요하다. 그것은 나 자신과 외계의 지식을 획득하고 판단력을 키우는 적극적 활동이다. 『격몽요결』의 서문은 이렇게 시작한다.

"사람이 세상에 태어나 사람 노릇을 하자면 공부를 해야한다. 공부란 무슨 남다른, 특별한 어떤 것이 아니다. 일상적 삶에서, 관계와 거래에서, 일을 적절히 처리하는 법을 배우는 것일 뿐이다. 산에서 한 소식을 하거나, 세상을 지배하는 힘을 얻자고 하는 일이 아니다. 공부를 안 하면, 마음은 잡초로 뒤덮이고, 세상은 캄캄해진다. 그래서 책을 읽고, 지식을 찾는다. 지식이 길을 밝혀줄 것이니, 오직 그때라야, 정신의 뿌리가 튼튼해지고, 활동이 중中을 얻는다."

역시나, 혼자 살 것이라면 모르되, 공동체의 삶을 살자면, 그는 많은 것을 배워야 한다. 전승된 관습과 의례, 그리고 역사적 사실과 정치적 격변, 그리고 현재 삶의 조건과 그 개선에 대해서, 그는 많은 것을 알고 있어야 하고, 탐구는 계속되어야 한다. 룰을 모르면 적응할 수 없고, 비전이 없으면 현재를 넘어설 수 없다.

율곡은 이 외면적 지식의 탐구, 즉 궁리와 격물치지가 없이는 진정 "인간이 될 수가 없다"고 말한다. 여기가 불교와 주자학이 근본적으로 충돌하는 지점이다.」*

14/11/16

* 한형조, <조선 유학의 거장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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