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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식과 생식의 소화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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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장 소화율을 연구한 결과를 보면, 인류가 익힌 녹말을 매우 효율적으로 이용한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즉 귀리, 밀, 감자, 플란테인, 바나나, 콘플레이크, 흰 빵, 일반적인 유럽식 또는 미국식 식단에 들어 있는 익힌 녹말은 회장에 도달할 즈음 95퍼센트 이상 소화된다.

이에 비해 익히지 않은 녹말 음식의 회장 소화율은 크게 떨어진다. 밀 녹말의 경우 71퍼센트, 감자 녹말은 51퍼센트, 플란테인 및 기타 익혀 먹는 바나나의 녹말은 48퍼센트의 소화율을 보인다. 이처럼 익히지 않는 녹말의 소화가 어렵다는 것은 다양한 식품을 대상으로 시행한 실험 결과와도 일치한다. 실제 실험 결과에 따르면 익히지 않은 녹말 음식의 소화율이 익힌 음식에 비해 절반밖에 되지 않는 경우가 많았다. 또한 익히지 않은 녹말을 그래뉼(미립자) 형태로 섭취할 경우 전혀 소화되지 않은 상태로 회장을 통과하여 대장으로 들어가는 경우도 흔히 목격된다. 이러한 실험은 익히지 않는 녹말 섭취가 가진 문제점을 명확히 보여 준다. 이로써 왜 우리가 녹말을 익혀 먹기를 좋아하는지, 왜 생식을 하면 체중이 감소하는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익힌 달걀의 경우, 단백질의 소화율은 91~94퍼센트였다. 훌륭한 음식으로서의 달걀 단백질의 명성을 고려할 때 이처럼 높은 수치는 예상된 대로였다. 그러나 날달걀의 경우 대장 절제 환자의 소화율은 51퍼센트에 불과했고, 건강한 자원자들은 이보다 조금 높은 65퍼센트의 소화율을 보였다. 이와 같은 결과는 섭취한 단백질의 35~49퍼센트가 대장으로 들어가는 지점에서 소화되지 않고 남아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따라서 불로 익힘으로써 높아진 달걀의 단백가는 약 40퍼센트에 달한다.」*

「보몬트는 이러한 실험을 간헐적으로 8년간 계속하면서 위에서 음식이 소화되어 십이지장으로 넘어가는 데 걸리는 시간을 꼼꼼히 기록했다. 그는 8년간의 관찰을 통해 음식을 익히는 데 따른 효과와 관련하여 두 가지 결론을 도출했다.

첫째, 음식은 부드러울수록 더 빠르고 완전하게 소화되었다. 그는 음식을 잘게 조각낼 때에도 똑같은 효과가 있음에 주목했다. "채소도 동물성 식품과 마찬가지로 잘게 조각낼수록 소화가 잘된다. ... 조각낸 채소가 부드러운 고체라는 전제 하에서."

둘째, 불로 익히는 것 또한 소화에 도움을 주었다. 이는 보몬트가 감자에 관해 기술하는 부분에서 명확히 나타난다. "생감자 조각은 위액에 노출되었을 때 거의 완전한 저항력을 나타냈다. 소화가 되었다는 징후가 미세하게나마 나타나기까지 여러 시간이 걸렸고, 그 징후도 감자의 표면에만 나타나 외부 조직이 약간 부드러워지고 점착성을 띠었으며 아주 약간 가루 모양이 된 것이 전부였다. ... " 고기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보몬트는 정오에 삶은 쇠고기와 익히지 않은 쇠고기 한 조각씩을 피실험자의 위에 넣었다. 2시간이 지나자 삶은 고기는 위 속에서 사라진 반면, 익히지 않은 고기는 삶은 것과 같은 크기였음에도 불구하고 표면이 약간 부드러워졌을 뿐 전체적인 질감은 그대로였다.」*

14/07/01

* 리처드 랭엄, <요리 본능>에서 발췌, 편집,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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