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덕에는 중시할 만한 것이 있고, 욕망에는 혐오할 만한 것이 없다 본문
「마음은 일체(一體)라고 할 수 있다. 온화자량(溫和慈良)하면 인(仁)이 되고, 극벌원욕(克伐怨慾: 남 꺾기를 좋아하고, 뽐내고, 원망하고, 탐욕스러운 것)하면 불인(不仁)이 되는 것이다. 어디에 중점이 있는가에 따라서 달라지는 것이다. 그러므로 덕을 아는 이는 인에 힘을 쏟는 일에 노력하고, 악을 막는 일에는 그다지 힘을 쏟지 않는 것이다.
덕에는 중시할 만한 것이 있음에 반해 욕망에는 혐오할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덕을 잘 알지 못하는 이는 단지 욕망이 마음에 누를 끼치는 것을 미워하여 오로지 욕망을 억눌러 마음을 다스리는 일에 노력한다. 그러나 이것은 진실로 덕을 지니도록 수양하면 욕망은 자연히 감퇴하여 말을 듣는 것이므로, 욕망이 자신을 어지럽히는 것을 혐오하여 억지로 욕망을 없애려고 하면 양지·양능까지도 모두 잘려 사라지고 말아 다시는 몸에 존재하지 않게 됨을 특히 알지 못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을 잘 알아야만 할 것이다. 후세에 욕망을 없애고 평정을 유지한다고 하는 것은 실제로 허무와 적멸의 학문으로서 공자학파에 있어서 인을 실행하는 취지와는 무관한 것이다.」*
14/12/30
* 이토 진사이, <논어고의>에서 발췌, 수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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