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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情이 바로 도道이고 욕구가 바로 의義이다 본문

명문장, 명구절

정情이 바로 도道이고 욕구가 바로 의義이다

모험러
「(지극한 천리를 다하고 털끝만큼도 사사로운 인욕이 없다는 것이 왕도라는 말은 아직 듣지 못했다는 말을 듣고) 동자가 물었다. "그러면 왕도는 욕구[욕망]를 경계하지 않는다는 말씀입니까?"

대답하였다. "그렇지는 않지. 『서경』에 이르기를, '의로 일을 제어하고 예로 마음을 제어한다'고 하였고 『맹자』에 이르기를, '군자는 인으로 마음을 보존하고 예로 마음을 보존한다'고 했지. 예의로 잘 다듬으면 정이 바로 도이고 욕구가 바로 의인데 미워할 무엇이 있겠느냐. 예의로 잘 다듬지 못하고 사랑을 끊고 욕구를 없애려고만 한다면 이는 굽은 것을 바로잡으려다 오히려 더 잘못되는 것이니, 지극한 정까지 다 끊고 없애 버려 형체를 상하게 하고 눈과 귀를 막아 버린 뒤에야 그치게 될 것이다. 이는 사람들이 할 수 있는 것도 아니고 세상에 통용되는 도도 아니지. 그래서 성인들은 하지 않았던 것이야.」*

동의한다. '인욕'과 '천리'를 대립시켜 인욕을 혐오스럽게 보는 경향이 주자학의 가장 큰 병폐다. 인욕이 바로 천리로 가는 문이다.

14/11/09

* 이토 진사이, <동자문: 주자학 아닌 유학을 묻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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