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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의 이윤을 위해서라면 규제완화를 외치며 기꺼이 안전규제를 무너뜨리는 정부, 좋은 시절에는 명령하고 군림하다가 위기가 닥치면 먼저 도망치기 바쁜 리더, 부도를 내도 사기를 쳐도 교주놀이하며 신도를 착취해도 한 번 재벌이면 일가족 대대손손 항로를 독점하고 여객선 굴려가며 계속 재벌 노릇 할 수 있는 자본가, 나날이 계약직·비정규직으로 전락하여 자기 일에 대한 장기적 전망과 사명감을 가질 수 없는 노동자, 돈 없으면 단 한 번 실패와 단 한 번 운 없음으로도 곧바로 죽음의 공포가 닥쳐오는 전쟁 같은 삶을 사는 소시민, 모든 것은 개인의 책임이고 개인의 비즈니스일 뿐으로 더불어 산다는 개념은 희미한 기억 속에만 남아가고 있는 공동체, 아, 이것이 세월호 참사가 매시간 매분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는 대한민국, 우리의 얼굴, 나의 얼굴.

14/04/24

"우린 모두 안전하게 살고 있지 않나, 우린 모두 평화롭게 살고 있지 않나, 아.. 우리의 땅.. 아.. 우리의 나라.."
 

*  정태춘, <아, 대한민국>


"선장의 경악할 행태는 우리에겐 매우 익숙한 모습이다. 그는 위기시 한국 사회 최고 책임자들의 행동을 그대로 재연했다. 몽골의 고려 침략, 일본의 조선 침략, 한국전쟁 때, 절체절명의 국난에서 국가 지도자들은 늘 국민에 앞서 먼저 도망을 갔다. 심지어 북한의 침략 직후 대통령은 금번 선장과 똑같이 거짓방송으로 국민들을 서울에 남게 한 뒤 자기만 먼저 비밀리에 서울을 빠져나갔다. 그럴 때마다, 위난과 전화에 버려진 민초들의 죽음과 고초는 극에 달했다.

천안함 때도 장교 7명은 전원 생존한 반면 사망한 46명은 모두 사병과 부사관들이었다. 당시 국가 최고위직들-대통령, 총리, 국정원장, 대통령 비서실장·정책실장, 감사원장, 여당 원내대표, 재경부 장관-은 군대를 가지 않았다. 이번에도 선박직 15명은 전원 생존하였고, 사망자들은 하위직과 일반승객들이었다. "내가 힘이 없어 아이를 죽였다"는 아빠들의 회한은 이 사회의 본질을 찔렀다."

** 한겨레, 14-04-24, <통곡의 바다, 절망의 대한민국: 박명림 교수 세월호 참사 현장 기고 > 


 "◇ 김현정 > 저는 다른 건 다 떠나서 사기혐의로 징역까지 살았던 그리고 경영을 잘 못해서 부도까지 냈던 경영자 일가가 같은 회사에 다시 복귀를 해서 큰 부를 형성할 수 있었다는 것. 이걸 어떻게 봐야 되는가, 이거 어떻게 보세요?

◆ 정선섭 > 저는 참 우리 사회가 갖고 있는 모럴헤저드(도덕적 해이)라 그럴까요? 어떤 룰이 없는 그리고 또 그것을 통제할 수 있는 시스템이 잘 돼 있지 않은 그런 것을 그대로 보여주는 게 아닌가 싶어요. 예를 들면 과거에 그 같은 물의를 일으켜서 경제계에서 당시에 퇴출된 분 아닙니까? 퇴출됐던 그런 사람이 세월이 지나서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사라졌다고 해서 슬그머니 나타나서 사실상 청해진해운도 부실운영을 했기 때문에 사고가 일어난 것이라고 봅니다."

*** 노컷뉴스, 14-04-24, <"유병언과 세월호, 대한민국 모럴해저드의 상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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