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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에는 금융 부정과 사기를 저질러 막대한 돈을 챙긴 금융 업계 종사자들이 여럿 소개된다. 수억 달러 이상을 해먹는 건 일도 아니다. 정크본드 거래로 억만장자가 된 밀켄은 5억 5000만 달러의 벌금 및 과징금을 물고 감옥에서 30개월을 보냈지만, 그가 석방됐을 때 밀켄의 가족은 은행에 20억 달러를 가지고 있었다. 사기를 쳐도 크게 치면 영웅이 되는 것이다. 그마저도 "월 스트리트의 은행가 중에 감옥에 간 사람은 거의 없다." 화이트칼라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 대부분은 법망을 가뿐하게 빠져나오고, 그들 대부분은 해먹은 돈 대부분을 그대로 가져간다. 월 스트리트의 회사에게 벌금은 세금 내는 것 정도에 지나지 않으며, 사기범들에게 벌금은 응당 부담해야 하는 정도의 액수로서 실질적인 부담이 아니다. 사실 금융의 세계에서 사기와 정당한 돈벌이를 구분하는 경계선 자체가 모호하다. 크게 해먹느냐 작게 해먹느냐의 차이로 구분하는 게 더 빠를지도 모른다. 이런 상황에 울분을 느낀 한 영국 하원의원은 특정 금융 범죄에 대해 "존속살해급"의 유죄를 선언해야 하며, 이들의 범죄에 대해서는 고대 로마에서 집행했던 처형방식을 따라 "각각을 원숭이와 뱀 한 마리씩을 집어넣은 마대 주머니에 함께 넣어 물에 던져"버려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한다.

12/12/30

* 킨들버거·알리버, <광기, 패닉, 붕괴 금융위기의 역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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