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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장 유수진씨를 응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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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대 사회대 학생회장 유수진씨의 사퇴사유서를 읽다가 다음 구절에서 멈칫했다.

"(저는) 며칠의 고민 끝에 관악분회 회의에 입장서를 제출하고 대책위를 거부해야 한다고 주장하였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대로 가다가는 물리적 생존조차 위태롭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고, 부당한 대우를 참고 견뎌내는 것이 모든 사람의 악감정이 해소되고 서로 화해하는 결과가 아니라, B와 D, 그리고 (제가) 성폭력 가해자라는 낙인을 받아들이는 결과를 가져올 뿐이라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

'물리적 생존'이 위태롭다고 판단했다는 그 심정.. 알 것만 같다. 

집요한 정신적 괴롭힘, 협박, 광기, '2차 성폭력 가해자'라는 딱지, '피해자 중심주의'를 도구로 한 끝없는 칼부림, 아무리 사과를 해도 끝나지 않는 사과요구, '피해자'라고 불리는 위치를 활용한 계속되는 폭언, 저주, 피해망상, 자아비판 강요, '피해자'의 상처에 대한 이해가 없다며 욕만 먹게 되는 사과문, '피해자'의 심정에 얼마나 '공감'했냐며 증거를 내밀어 보라는 압박, 당신이 과거에 한 '피해자'에 대한 모든 발언을 뇌를 헤집어서라도 끄집어내 토로하고 사죄하라는 요구, '운동권'이라는 사회일반과 분리된 집단 안에서 이루어지는 인민재판...

나는 다.. 알 것만 같다. 

사과하고 시정할 의사가 없으며, 정치적 책임을 지라는 요구도 이행할 의사가 없다는 유수진씨를 지지한다. 당신은 성폭력 가해자가 아니다. 아무도 당신에게 그따위 낙인을 찍을 수 없다.

12/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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