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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집욕의 근원 - 불완전하다는 생각 본문
「수집욕의 근원은 다양하지만, 궁극적으로 수집욕은 자신의 컬렉션이 왠지 '불완전'하다는 생각에서 비롯된다. '그것들'을 모조리 '잡고'나면 결국 불만과 무관심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지만 말이다. 게다가 '디드로 효과'라는 것이 있다. 이 말은 18세기 프랑스의 대표적 계몽주의 철학자였던 드니 디드로(Denis Diderot)가 쓴 에세이에서 유래했다. 그는 그 글에서 침실 용품 하나를 새로 들이자 기존에 소유하고 있던 모든 가구가 볼품없어 보인 까닭에 전부 바꿔야 했다는 상황을 설명했다. 장난감 상자에 더 많은 장난감을 채워 넣으면 대개 기존에 가지고 있던 장난감은 매력을 잃게 된다. 그렇게 되면 우리가 가진 물건들을 즐길 시간도 없이 한 번 쓰고 버리는 소비문화로 이어질 수도 있다. 프랑스 철학자 장 보드리야르 등 많은 이들이 수집이라는 행동을 유치함의 궁극적 형태로 여기며 이렇게 말했다. "수집이라는 행동은 아이들에게 수집품을 늘어놓고, 분류하고, 조종하게 함으로써 외부 세계를 다스리는 가장 기초적인 방식을 보여 준다."
그렇다고 해서 아이들이 자유 시간에 스포츠 캠프에 가거나 음악 수업 혹은 공예 수업을 받기를 기대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아이들의 물질문화는 우리의 전반적인 소비문화의 일부이다. 이 유치한 축적물이 우리가 평생 함께 살아갈 미어터질 듯한 차고와 자질구레한 장식품으로 어수선한 '책'장의 시작점인 것이다. 그렇게 쌓인 더미는 어린 시절과 어린이 용품이 달라졌을 뿐만 아니라 우리 또한 변했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
- 개리 크로스. 장난감을 팝니다. 뉴필로소퍼 2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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