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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의 법칙과 우리의 법칙은 같다 본문
「세계의 다양한 신화가 입증하듯 보편은 어디에서나 그 지역의 사회정치적 맥락에 맞춰 특수가 되었다. 내가 뮌헨대학교에서 사사했던 나이 든 교수는 "주관적 의미에서 전 인류의 종교는 동일하다. 그러나 객관적인 의미에서는 형태의 차이가 있다"라고 말하곤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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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은 중심이 어디에나 있고 둘레는 어디에도 없는 가지적 구다." 20세기에 출판된 『철학자 24인의 책』에 나오는 말이다. 어떤 사람이든 어디에 있든 우리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심이고, 그가 알든 모르든 그 사람 안에 해방된 마음이 있다. 그리고 그것의 법칙은 모든 마음의 법칙일 뿐 아니라 모든 우주의 법칙이기도 하다. 앞서 지적했듯이 우리는 최근에 달에서 사진이 찍힌 이 아름다운 별의 아이들이기 때문이다. 어떤 신이 우리를 그곳에 갖다 놓은 게 아니라 그로부터 나왔다. 우리는 이 지구의 눈과 마음으로써 보고 생각한다. 지구, 그리고 지구가 나방처럼 주위를 날고 있는 태양은 성운에서 나왔으며 성운은 우주에서 나왔다고 한다.
따라서 우리는 우주의 마음이다. 그러니 당연히 우주의 법칙과 우리의 법칙이 같지 않겠나! 마찬가지로 우리의 내면은 우주의 내면이고, 과거에 인간의 마음이 동물과 식물, 언덕과 개울, 별들의 운행과 고유한 사회규범에 투사했던 그 모든 신이 그곳에서 나왔다.
따라서 우리 신화는 이제 무한한 우주와 우주의 빛(안에 있는 동시에 바깥에 있는)의 신화여야 한다. 우리는 나방처럼 그에 매료되어 밖으로, 달과 그 너머로 날아가지만, 그러면서 또한 안으로 날아가는 셈이다. 지구에서는 우리를 갈라놨던 모든 지평이 무너졌다. 이제 우리는 자신이 속한 곳에 사랑을 주고 다른 곳에 공격성을 투사할 수 없다. 지구라는 이 우주선에는 이제 '다른 곳'이 없기 때문이다. '다른 곳"과 '국외자'를 계속해서 가르치는 신화는 이 시대에 필요한 게 아니다.
이제 이 장을 열었던 질문으로 돌아가자. 새로운 신화는 무엇인가 또는 무엇이어야 하는가?
새로운 신화는 인류가 존재하는 한 언제까지고 오래되고 영원한 신화일 것이다. 그것을 과거도 미래도 아닌 현재에 맞춰 다시 쓴 신화다. '민족'의 비위를 맞춰주는 게 아니라 개인을 깨워 그들 자신을 알게 해주는 것이 목적인 신화다. 새로운 신화는 우리가 이 아름다운 별에서 자리다툼을 벌이는 자아가 아니라 한 사람 한 사람이 해방된 마음의 중심이라는 것을 알게 해준다. 한 사람 한 사람이 각각의 방식으로 모든 것과 하나인 이 세계에 지평은 없다.」
- 조지프 캠벨, "다시, 신화를 읽는 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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