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신한, 권대중, '헤겔: 세계 속의 이성을 인식하라′에서 모두 발췌,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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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못을 범할 수 있다는 사실 = 인간에 대한 부정적 규정이 아니라, 오히려 인간에 대한 높은 규정이며 심지어 절대적인 규정이다. 인간의 자유는 잘못을 바로잡는 것까지 포함한다. 이것은 자유의 회복이다. 법치사회에서 자유의 회복은 형벌로 이루어진다.
잘못을 범한 사람도 자유의 주체이기 때문에 형벌과 보상행위는 그를 원래 모습으로 회복시킨다. 법치사회에서 형벌과 보상은 개인들 간에 일어난 잘못을 용서하는 것과 같다.
잘못을 범했음에도 아무런 형벌을 가하지 않고 관용을 베푸는 것은 오히려 범죄자의 교화가능성을 앗아가는 일이다.
신의 ′형상′ = ′주체적인 정신적 수행 능력′. 자유의자와 인식 능력은 신이 인간을 만들 때 소망했던 것. 그러한 능력이 없다면 인간은 신의 형상을 부여받기 이전의 자연 상태에 불과.
진정한 행복 = 감각적 만족과 이성적 만족의 통합. 개인의 행복이라는 특수가 타인의 행복이라는 보편까지 도달할 때 진정한 행복. 보편적 목적을 추구하기 위해서는 자연적 의지->이성적 의지->보편적 의지.
과도한 자기 확신 = 불행과 야만, 분열과 폭력성. 금욕주의와 쾌락주의 양자를 비판. 서로 간의 인정이 행복의 전제조건.
"인간은 그가 유대교도여서, 카톨릭이어서, 개신교도여서, 독일인이어서, 이탈라이인이어서, 또는 기타의 이런 저런 이유에 따라 가치가 있는 것이 아니라, (오로지) 그가 인간임으로 인해 가치가 있는 것이다." - 『법철학』
삶은 자신의 상처를 다시 치유할 수 있다. 사랑은 운명을 통해 자신을 재발견하는 삶의 감정. 운명은 삶의 분열이 인간에게 부과하는 형벌. 운명으로 나타난 분열된 삶을 인식하는 순간 분열된 삶과 화해도 가능. "운명 속에서 인간은 자기 자신의 삶을 인식한다." "삶은 자신의 상처를 다시 치유할 수 있다. 적대적인 분열된 삶은 다시 자기 자신으로 복귀한다."
절대자의 분열 = 최대 불행, 절망. 내면의 무한자에게 복종 = 자아 속의 내재적 통일. 이러한 자기 복종은 더 이상 복종이 아니라 자유. 이 자유는 무한자와 더불어 펼치는 자아의 확장이며 변화. 외재적 분열이 내재적 통일로 바뀜으로써 의식은 무한한 세계로 확장됨과 동시에 그 속에서 안정을 누린다.
그러므로 고통의 진수는 정신의 운동에 있다. 고통은 잠자는 정신을 일깨운다. 각성된 정신은 고통을 정신의 분열로 인식한다. 그리고 마침내 이 분열을 극복하고 통일된 삶을 성취한다. 고통과 정신의 분열은 분명히 부정적인 것. 그러나 이것이 모든 활동성과 생명의 원천. 개인과 개인의 분열, 인륜적 목적과 현실 사이의 분열, 인간과 신 사이의 분열 - 고통의 진원지. 그러나 정신은 고통을 겪는 가운데 각성하며 분열을 인식하고 이를 통합으로 이끈다. 고통은 새로운 만족과 기쁨의 정신적 조건이다.
통일은 대립을 배제하는 통일이 아니라 대립을 끌어안는 통일이다.
- 이웃, 즉 다수 주체 간의 공존은 내가 존립할 수 있는 필요조건이다.
- 이러한 간주관성의 필연성은 주관성 자체의 논리적 규정에 의거한다.
- 따라서 ′나′는 완전한 주체이기 위해서도 타자와의 인정 관계를 지향해야 한다.
이성의 확고한 틀 가운데 붙들린 인륜성. 사랑과 결혼을 통해 자연적 감정은 인륜적 강정으로 바뀐다. 사랑의 감정은 "자연적 형태를 띤 인륜성". "가족은 자연의 사실이 아니라 자연의 사실에 대한 제도적 답변." 그리고 결혼은 "사랑의 제도적 실현". 결혼 성립은 신체성을 포함하는 "개인 실존의 사랑과 신뢰와 공동성에 있다."
남녀는 개인. 그러나 사랑을 실행에 옮김으로써 정신의 통일을 이룬다. 그러므로 사랑과 결혼은 자연과 정신의 관계 속에 있으며 자연이나 정신 한쪽에만 속하지 않는다.
"여성의 비밀은 남성의 마음을 지배하는 데 있다. 이 비밀은 남성의 마음에도, 신에게도 깊이 감추어져 있는 알 수 없는 것이다."
이성의 제도도 그 속에 들어있는 자연적 속성을 인정해야 한다.
자연적 성은 육체적이고 동물적인 충동으로 나타나며 사랑의 감정도 감각적이고 우연적이다. 그러나 성은 인륜적 결속으로 고양되면서 육체적 상태를 벗어나서 정신적 의미를 갖는다. 육체적이고 감정적인 향락이 인륜적 선으로 고양되면서 성은 정신적 계약에 대한 외적 표현이 된다.
자기 내적 거리유지가 만들어내는 반성과 성찰은 인간을 인륜적으로 도야된 인간으로 변형시킨다.
"교육학은 인간을 인륜적으로 형성하는 기술이다. 교육학은 인간을 자연적인 존재로 고찰하며 그를 새로운 모습으로 태어나게 하는 길을 제시할 뿐 아니라 그의 최초의 본성을 두 번째 정신적 본성으로 변화시켜서 이 정신적인 것이 그의 습관이 되는 길을 제시한다."
교육은 개인의 성장뿐 아니라 시민교육을 목표로 한다.
한 사람의 자유가 모든 사람의 자유로 변화한다는 것은 한 사람이 영웅인 시대로부터 모든 사람이 영웅인 시대로 변화하는 것. 헤겔에게 역사적 영웅은 자유의식을 소유한 사람.
"정신의 위대함과 힘에 대해 인간은 아무리 크게 생각해도 충분하지 않습니다. 우주 삼라만상의 닫힌 본질은 인식의 용기에 저항할 수 있는 그 어떤 힘도 자신 속에 갖고 있지 않습니다. 그 본질은 인간 앞에서는 열려야만 하며, 그것의 풍부함과 깊이는 인간의 눈앞으로 가져와 향유될 수 있어야 합니다."- 헤겔 교수 취임 강연
"우리의 주관적 사유가 객관적 존재 세계를 향해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요, 반대로 존재하는 대상의 세계가 우리 정신의 주관적 작용에 따라 만들어지는 것도 아니다. 가장 궁극적인 근원은 객관적인 존재의 영역도, 주관적인 사유의 영역도 아닌, 바로 객관적으로 존재하고 작용하는 논리의 영역이거니와, 객관적 존재와 주관적 사유 양자 모두가 이 객관적 논리에 따라 존재하거나 사유한다."
요컨대 우연은 "가능성과 현실성의 통일이다."
우연을 필연의 틀에서 파악하려는 이성의 활동은 결코 포기될 수 없다. "학문과 철학 일반의 과제는 우연성의 가상 가운데 감추어져 있는 필연성을 인식하는 것이다."
우연 - 무가치한 것 아님. 아직 법칙으로 파악되지 못했을 뿐. 우연을 필연으로 이행시키는 것은 이론과 실천이 수행해야 하는 최대과제.
낭만적인 것은 곧 내면적인 것이다.
그렇다면 가장 또는 진정으로 낭만적인 것은 가장 또는 진정으로 내면적인 것이다.
가장 또는 진정으로 내면적인 것이란 감각 또는 감성으로부터의 이탈이 완전히 이루어졌을 때, 즉 정신이 외부의 어떤 대상으로부터도 자유로울 때 이루어진다.
따라서 가장 또는 진정으로 낭만적인 것은 개념과 사유를 통해 수행되는 철학이다.
또한 가장 또는 진정으로 기독교적인 것은 기독교의 상상적 요소가 완전히 제거된 새로운 종교로서의 철학이다.
′절대자′ = ′자연의 사물 영역과 인간의 정신 영역 모두를 지배하는 하나의 동일한 원리′ = 객관적 관념론. 신은 신앙의 대상이 아니라 지식의 대상.
신의 존재를 믿습니까? 잘못된 질문. 헤겔의 의하면, 당신은 신을 압니까?
절대자를 모시는 최고의 거룩한 예배는 교회가 아닌 이성의 왕국으로서의 철학.
비코(G. Vico)는 "진리는 곧 만들어진 것이다."
칸트 - 모든 인식은 주체의 내적 구조를 통해 만들어진 것.
반면 헤겔 - 진리란 발명이 아니라 발견의 대상. 주체 영역과 객체 영역의 동일한 하나의 근원이 로고스이고, 자연을 통해 매개된 유한정신의 영역에서 개념적 사유를 통한 철학을 하게 될 때, 인간은 로고스를 사유하는 것, 즉 진리를 발견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의식이 종교적 의식, 즉 보편적 의식으로 고양되면, 파편적 의식은 설 자리가 없다.
보편적 의식 = 나의 의식과 너의 의식의 만남. 상호주관성, 공동성, 주관성. 이들 간의 의사소통이 현실을 변화시키는 태도.
′절대 타자′라고 여겨지는 것들도 궁극적인 차원에서는 우리 자신과 동일하며, 그 동일성의 정체는 최고로 관념적인 것 즉 ′정신′이라는 사실. 그래서 ′정신′으로서의 우리는 타자 속에서 ′정신′을 발견해야 하며, 이 ′정신의 발견′은 달리 말하면 ′타자 속에서 나 자신을 발견′하는 것이다.
절대이념 = 절대적. 논리적 세계 안에서만 머물 수 없고 다른 영역으로 자신을 드러냄. 이것이 이념의 자연으로의 외화. 이를 통해 그 어떤 타지도 결국은 이념의 자기 계기로 포섭되며, 이로써 이념은 무한하고 절대적이게 된다.
자연은 현실 영역에서 정신 영역의 출현을 가능하게 하는 필요조건. 순수한 정신적 현실태인 사유와 철학은 자연적인 조건이 없으면 결코 시작도 될 수 없는 것. 이 때문에 인간의 정신은 ′유한정신′이라 불리며, 이 유한정신에게 자연은 문자 그대로 필요조건, 즉 ′그것이 없으면 아무것도 있을 수 없는 바의 조건′이다. 그리고 이 때문에 자연의 파괴는 주체로서의 정신이 자기의 현실적 존립 조건 자체를 절멸하는 자살 행위일 수밖에 없다.
18/05/2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