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험러의 책방
나는 할 수 있다 본문
11월 그믐 칠야 캄캄한 밤,
어느 한적한 길을 걷고 있었다.
어둠속에서 뭐라 뭐라 큰 소리가 들려왔다.
무슨 소리인가 귀 기울여보니 어떤 아가씨가,
"나는 할 수 있다!"
라고 외치고 있는게 아닌가.
처음엔 조금 우스워 피식 웃고 말았다.
그런데 그 아가씨는 사람들이 듣던 말던,
내리 큰 소리를 질러댔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할 수 있다―."
"난할수있다!!"
그것은 무언가,
애가 끓는 듯 하고,
한숨을 쉬는 듯 하고,
울음을 삼퀴는 듯 하고,
설움이 사무치는 듯도 한,
애잔한 소리였다.
대체 무슨 시름이 있기에,
찬 겨울밤,
이리도 애달프게 부르짖고 있는지,
알 수 없었다.
이 아가씨의 가슴앓이를 아는지 모르는지,
사람들은 그저 제 갈길을 가고,
달님은 귀를 막고 겹구름 뒤로 얼굴을 감췄다.
외롭고 스산한 밤이었다.
2010/11/30
모험러의 책방
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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