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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럭만 좇는 정치가는 결국 내적으로 붕괴한다 본문
「... 우리는 권력정치 이념을 구현하던 대표적 인물들의 갑작스러운 내적 붕괴과정을 통해 이들의 허풍에 찬 완전히 속 빈 제스처의 이면에 어떠한 내적 나약함과 무력감이 숨겨져 있었는지를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권력정치론은 인간행위의 의미에 대한 극도로 빈약하고 얄팍한 오만의 산물로서, 이 오만은 모든 행위, 그러나 특히 정치적 행위가 실제로 내포하고 있는 비극성을 전혀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데서 비롯됩니다.
정치적 행위의 최종 결과가 그 원래의 의도와는 전혀 동떨어지거나, 때로는 심지어 정반대되는 경우도 흔히 있는 일, 아니 오히려 일반적 일이며 이것은 모든 역사가 증명해 주는 기본적 사실 ― 여기서는 이 점을 더 상세히 논증할 수는 없습니다만 ― 가운데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이 원래의 의도, 즉 하나의 대의에 대한 헌신이라는 원래의 의도가 포기되어서는 안 될 것입니다. 만약 우리의 행위가 내적 발판을 가지고자 한다면 말입니다. 그런데 정치가의 권력지향과 권력사용의 목적인 이 대의가 어떤 내용의 것이어야 하는지라는 것은 신념의 문제입니다. 그가 헌신하고자 하는 목표는 민족 또는 인류를 지향할 수도 있으며, 사회적 윤리적 또는 문화적, 현세적 또는 종교적인 것일 수도 있습니다. 그는 <진보> ― 이것이 어떤 의미이든 간에 ― 에 대한 강한 믿음에 차 있을 수도 있고 또는 이런 종류의 믿음을 냉철히 거부할 수도 있습니다. 그는 하나의 <이념>에 헌신하고 있다고 주장할 수도 있으며 아니면 이념에 헌신한다는 이런 생각 자체를 원칙적으로 거부하면서 일상생활의 외적 목표에 헌신하고자 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그 어떤 경우에도 하나의 신념이 있어야만 합니다. 그렇지 않을 경우 표면적으로는 아무리 당당한 정치적 성공이라 하더라도 이 성공에는 사실은 피조물 특유의 공허함이라는 저주가 드리워져 있으며, 이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15/09/02
* 막스 베버. (2007). 직업으로서의 정치. (전성우, Trans.). 나남출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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