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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부족 동물이며, 부족은 위험이 닥치기 전에는 단합하지 않는다 본문

명문장, 명구절

우리는 부족 동물이며, 부족은 위험이 닥치기 전에는 단합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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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까지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우리의 반응은 제2차 세계대전 직전의 반응과 똑같다. 바로 진정시키려고 시도하는 것이다. 교토 의정서는 뮌헨회담과 기괴할 정도로 흡사했다. 정치가들이 실제로는 그저 시간이 지나가기만을 기다리고 있으면서도 겉으로는 뭔가 대응하는 척 보여준다는 점에서 말이다. 우리는 부족 동물이며, 부족은 위험이 현실로서 눈앞에 닥쳤음을 인식하기 전까지는 단합하지 않기 때문이다. 아직 그런 인식은 이루어지지 않았다. 따라서 우리는 개인으로서, 가이아 사령관이 불가항력적인 힘으로 우리를 밀어붙이는 와중에도 개별 행동을 하고 있다. 곧 전투가 벌어질 것이며, 우리가 현재 직면한 전투는 그 어떤 전격전보다 훨씬 더 살벌할 것이다. 환경을 변화시킴으로써 우리는 자신도 모르게 가이아를 상대로 선전포고를 했다. 우리는 국가 간의 전쟁에서 타국의 땅을 차지하듯 이 다른 종들의 환경을 침략해 왔다.

전망은 우울하며, 설령 우리가 경감에 나선다고 할지라도 시련의 시기가 있을 것이고, 모든 전쟁이 그렇듯이 우리는 극한까지 내몰릴 것이다. 우리는 강인하며, 예측되는 기후 격변 정도로는 생식 능력이 있는 모든 인류가 없어지지는 않을 것이다. 위기에 처한 것은 문명이다. 동물 개체로서의 우리는 그다지 특별하지 않으며, 인간이라는 종은 몇 가지 면에서 행성의 질병과 같다. 하지만 우리는 문명으로 부족한 점을 메우면서 지구의 고귀한 자산이 되어 왔다. 지구적 변화를 대수롭지 않게 보는 회의주의자들의 말이 맞거나, 햇빛을 가려서 지구를 식힐 정도의 엄청난 화산 폭발이 연달아 일어나는 예기치 않은 사건으로 우리가 구원을 받을 가능성도 약간이나마 있다. 그러나 그런 미미한 확률에 목숨을 걸면 지기 마련이다. 미래의 기후에 관해 어떤 의심이 제기되든 간에, 온실기체가 늘어나고 기온이 상승하고 있다는 데에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1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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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리뷰, 책 발췌, 낭독, 잡문 등을 남기는 온라인 책방. 유튜브 채널 '모험러의 책방'과 ′모험러의 어드벤처′(게임) 운영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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