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웅을 만든 영웅
전쟁통에도 예술의 혼은 '네버다이'인가보다. 휘문중 3학년 임영웅은 6.25전쟁의 포화 속에서도 낭랑하게 서울극장으로 영화를 보러 다녔다고 하니. 인민군이 북한과 옛 소련 영화를 틀어주었던 것이다. 그런데 그렇게 거리를 활보하던 어느날 인민군에 잡혀 어딘가로 끌려간다. 아뿔사, 강제징집이다. 영낙없이 인민군이 되어야 할 판이다. 그때 공산당 학생동맹 간부로 보이는 한 사람이 갑가지 그를 가리키며 소리친다. "야, 인마! 왜 너 거기 있어? 이리 나와!" 청년은 몰래 후문을 열어주며 말한다. "영웅아, 밖으로 나돌지 말고 집에 숨어 있어."* 그 청년은 학교 연극반 선배로, 연극 ′마의태자′에서 주인공을 맡았던 이였다. 두 달 뒤 서울은 수복되었다. 그러나 선배는 수복 때 투하된 미군의 폭격으로 무대를 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