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록회통 (2)
모험러의 책방
수신(修身) 혹은 수양(修養)을 철학의 중심 과제로 늘 꽉 부여잡고 있었다는 것, 이것이 동양의 종교나 철학 전통의 위대함이다. 동양의 전통에서 형이상학은 단지 지식으로 알아할 과제가 아니라 몸으로 증득하고 체험하고 검증해야 할 과제였다. 공자가 말했듯이, 하학이상달(下學而上達)이로다. 「'철학'의 외양을 한 필로소피가 등장함으로써 전통유학이나 불교는 때 아니게 정체성을 의심 받고, 정당성을 도전 받게 되었다. 논리와 체계로 무장한 철학은 묻는다. "얘야, 유교는 일상의 조언들로 가득 차 있던데, 그건 철학이냐, 잠언집이냐." 그리고 유일신의 초월성을 등에 업은 '종교'는 묻는다. "불교야, 너는 무신론 같기도 하고, 다신론 같기도 한데, 너를 '종교'라고 할 수 있겠느냐." 이것은 강압적이고 일방적인 ..
"유교의 문화에서는 윤리와 강상과 인의를 취하고 귀신과 재앙이나 상서에 관한 것은 분변하여 버리며, 서양의 문화에서는 역산과 기에 관한 과학적 이론을 취하고 괴이하고 허탄한 것을 말하고 화복을 비는 종교적 측면을 분변하여 버리며, 불교의 문화에서는 실재묘유를 말하는 대승의 관점을 취하고 허무한 소승의 논점을 버린다면, 이 세 문화를 화합시켜 하나로 돌아가게 할 수 있다. 옛것을 모두 포섭하여 새로운 것으로 창출해내면 그것은 진실로 인간세를 통틀어 보편적으로 행하여질 수 있는 가르침이 될 수 있는 것이다. 그러나 이러한 정신적 원리 이외의 의복·음식·기물·일용생활 따위는 그 토착적 문화에 마땅한 바로부터 나오는 것이요, 언어나 예절 또한 외재적 제도·문식이므로 하나로 통일시켜서는 아니 되는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