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은 아이
1981년, 쿠데타와 광주학살로 정권을 장악한 전두환 대통령은 거리에서 거지들이 구걸하는 꼴이 보이지 않도록 하라는 지시를 내린다. 복지를 할 생각은 없지만, 복지선진국인 것처럼 행세하고는 싶었기 때문이다. 정부는 부랑인 보호시설에 보조금을 지급하기 시작한다. 돈 냄새를 맡은 부산 형제복지원(1975년 설립)의 박인근 원장은 사람 사냥에 나서기 시작한다. 형제복지원은 애건 어른이건 마구잡이로 사람을 포획했다. 국고보조금이 사람 머릿수대로 나왔기 때문이다. 갇힌 이들 중에는 "밤늦게 귀가하던 회사원, 바람을 쐬러 나온 여성, 자갈치시장의 노점상, 농촌에서 흘러든 일용직 노동자, 심지어 국가보안법 위반자"도 있었다. 이들은 영문도 모른체 잡혀와 정신이상자가 되거나 지체장애인이 되거나, 죽었다. 풀려날 수도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