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理)라는 글자에 집착한 폐단
「리(理) 한 글자에 의지해 천하의 일을 결단해서는 안 된다. 모든 일을 오로지 리에 의지해 결단하면 잔인하고 각박한 마음이 많아지고, 관대하고 인후한 마음은 적어지지. 위의 덕이 박절하면 아래에는 반드시 상처를 입어 사람들도 마음으로 복종하지 않는단다. 모름지기 장자長者의 기상을 가져야 하는 것이야. 악은 숨겨 주고 선은 드러내 주며, 남의 좋은 점은 완성해 주고 남의 악은 이루지 못하게 하며, 자신 스스로는 무겁게 책하면서 남은 가볍게 탓하는 것, 이것이 모두 장자의 기상이지. 어진 사람만이 잘할 수 있는 것이지, 자잘한 소인 유학자들이 미칠 수 있는 지경이 아니야. 내가 『통감찬요』 등의 책을 보니 인물 비평이 선을 좋아하고 악을 미워함에 털끝만큼도 가차 없어 엄하다고 할 만하더구나. 하지만 결단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