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파국을 맞이해야만 파국이 왔다는 것을 인식하고 받아들인다
「하지만 온갖 이야기를 하고 온갖 것을 읽고 생각해봐도, 음울하고 참혹한 예감을 떨쳐버릴 수 없다. 그야말로 세계는 카네티가 말한 '진짜 작가들'에게 호의적이지 않은 것 같다. 세계는 파국으로부터가 아니라 파국의 예언자들로부터 보호되고 있는 것 같다.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극소수의 창백한 예언자들은 각자의 광야에서 외치고 있다. 하지만 잘 보호되고 있는 세계에 사는 주민들은 거주권을 매정하게 거부당하지 않는 한은 예언자의 길로 들어서지 않는다. 저널리스트이자 소설가인 아서 쾨슬러(Arthur Koestler)가 계속 상기시켰듯이(헛수고였다), 인위적인 맹목은 유전이다···. 또 하나의 파국이 있기 직전인, '1933년과 다음 2~3년 동안에 신생 제3제국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를 잘 이해한 사람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