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검사의 죽음
좌익으로 찍히면 쥐도새도 모르게 죽을 수 있던 시절의 풍경. 친일파, 부정축재자, 기회주의자, 군국주의자, 출세주의자, 고문 기술자, 야심가들이 삶 구석구석을 지배하던 때. "1948년 10월 '여순사건' 당시 좌익 소탕작전을 핑계로 경찰이 나무꾼을 사살하는 일이 일어나자 광주지검 순천지청 박찬길 검사는 해당 경찰관을 기소해 징역 10년을 구형했다. 이 사건으로 박 검사를 '좌익검사'로 낙인찍은 경찰은 여순사건 경찰토벌대를 통해 박 검사를 체포한 뒤 재판 절차도 없이 총살했다. 동료 검사가 재판도 없이 살해당했지만, 이승만 정권의 눈치만 살피던 검찰은 이 사건을 불문에 부쳤고, 이후 아무도 처벌받지 않았다."* 12/12/10 * 한겨레. 12-12-10. 에서 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