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운동으로 좋은 사회를 꿈꾸던 시대는 가버리고
「무거운 근대에서 가벼운 근대로, 고체 근대에서 액체 혹은 유동화된 근대로 가는 길은 노동운동의 역사가 아로새겨진 골조를 구성하고 있다. 그 길은 또한 먼 길을 돌아, 역사의 악평이 자자한 소용돌이를 이해하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지구상의 '선진화된'('근대화'라는 의미에서) 지역 전반에서 노동운동이 쇠퇴해버린 끔찍한 난국을 ― 이를 야기한 것이 대중매체의 무력화의 여파이든 광고업주들의 음모이든 소비자 사회의 유인력 때문이든 혹은 볼거리 여흥 위주의 사회가 주의를 산만하게 한 것이든 간에 ― 그저 대중적 분위기가 변한 것으로 설명해 버리고 마는 것은 합리적이지도 그다지 설득력이 있지도 않다. 엄청난 실책을 놓고 이를 '노동 정치가들'의 양면성 때문이라고 탓해보았자 소용없다. 삶의 맥락과 사람들이 살아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