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오(頓悟)는 없고 오직 점수(漸修)만이 있다
「불교와 선의 초점을 돈오가 아니라 점수 위에 세워야 한다. 돈오를 잊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내가 한 ‘소식’ 하자고, 온 청춘을 다 바쳤는데”를 외치지 않도록 해야 한다. 그것은 진정 우려하고 경계해야 할 욕심이요 아만이다. 인생의 문제는 몰록 깨달음 한 번으로 끝장날 수 있을 만큼 단순하지 않다. 그러므로 돈오는 없다. 오직 점수만이 있다. 그리고 그에 따른 점오(漸悟)만이 있다. 그리고 그 점오에 정직해야 한다. 정직해야만 자신의 작은 깨달음이나마 전할 수 있고, 그런 공감대 위에서 불교가 이웃을 향해, 그리고 미래를 위해 발언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 나는 화두를 아껴두기를 요청한다. 물론 버리자는 것은 아니다. 선은 불교사적 발전의 한 국면임을 승인하자는 것, 화두를 과감하게 불교적 해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