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쳐라, 가격은 옳다
'신은 옳다.'고 말하던 중세의 성직자와 '가격은 옳다.'고 말하는 현대의 경제학자는 기묘하게 닮았다. 성직자가 중세의 신분체계를 수호했다면, 경제학자는 현대의 계급체계를 수호한다. 신은 옳다, 그러니 너의 천한 신분은 신의 의지에 따른 네 운명이다. 가격은 옳다, 그러니 너의 비참한 처지는 시장의 의지에 따른 합리적 결과다. 「물리학자 도인 파머(J. Doyne Farmer)와 경제학자 존 지나코플로스(John Geanakoplos)는 이렇게 지적했다. "경제이론은 시장에 대해 알아야 할 것이 거의 없다고 말한다. 자산의 가격은 그 기본적인 가치의 최선의 척도이자, 미래 가격에 대한 최선의 예측기다." 예를 들어보자. 1996년 3월, 그리고 2002년 10월, 나스닥 지수는 1,140이었다. 이 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