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하류사회
「종묘공원에서 만난 할아버지와 할머니들은 성매매를 '연애'라고 불렀다. 성매매나 매춘 같은 용어를 피하기 위해 사용하는 것만은 아니다. 실제 할머니들의 일은 '장사'와 '연애'의 경계에 서 있다. 남산 김 할머니는 "여관에 가서 씻겨달라는 사람, 손잡고 그냥 같이 누워 있자는 사람, 그냥 안고 자자는 사람도 있다"고 말했다. 할머니들은 한푼 보탬이 안 돼도 할아버지들의 넋두리를 귀찮아하지 않았다. 엊그제 막내 동생을 땅에 묻은 최아무개(78) 할아버지는 속상한 마음에 친구랑 대낮부터 술을 한잔 걸치고 혼자 종묘공원을 찾았다고 했다. "마음이 답답할 때마다 공원에 나와 할머니들이랑 수다나 떨다 가는 거지. 이 나이에 어디 가서 속상한 마음 하소연할 데도 없잖아." 할아버지 옆에 앉은 유아무개(69) 할머니..